스포츠약소국 지원금으로 국회의원 유럽 방문 논란

입력 2010-07-05 22:32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인천시가 아시아지역 스포츠 약소국 지원 목적으로 조성한 기금으로 대거 해외 방문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인천시와 2014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 등에 따르면 전·현직 국회의원 9명과 조직위 관계자 등 10여명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초청을 받아 지난 2일 출발해 현재 유럽을 방문 중이다.

이번 방문에는 한나라당 유정복·최구식·홍일표 의원, 민주당 이찬열·원혜영·최규성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현역 의원 7명과 유인태·이호웅 전 의원, 이들의 부인 4명이 참가했다. 또 이연택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과 신용석 부위원장, 인천지역 언론사 사장 2명, 민간인 등이 동행했다.

국회의원 부인과 민간인의 방문 경비는 자부담하고, 국회의원 등 나머지 참가자들은 OCA가 경비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올림픽 개최가 결정됐던 독일의 바덴바덴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 2006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이탈리아 토리노 등 유럽 각지를 둘러본 뒤 10일 귀국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

문제는 이들의 방문 비용이 인천시가 2007년부터 해마다 OCA에 출연하고 있는 거액의 스포츠 약소국 지원금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즉 출연 기금 취지에 맞게 쓰이지 않고, 엉뚱하게 국회의원들의 외유비로 쓰인 데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아시안게임조직위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개최 지원을 위한 이번 해외방문은 아시안게임 유치에 기여하고 앞으로도 도움을 줄 인사들을 중심으로 참가자를 정해 OCA와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