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잔치된 LPGA ‘얼짱’이 웃었다… 최나연 ‘코닝 클래식’ 연장 접전 끝 우승

입력 2010-07-05 21:53


한국 잔치였다.

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 소재 하일랜드 메도우스 골프장 18번홀(파5) 티박스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 우승자를 가리기 위한 연장전 출전 선수 4명이 올라섰다.

결국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23·SK텔레콤), 김송희(22·하이트), 김인경(22·하나금융), 재미교포 김초롱(26)이었다. 국내에서 열린 대회도 아닌데 한국(계) 선수들끼리, 그것도 4명씩이나 연장전을 벌이는 장면은 지금까지 없었던 모습이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선 4명 모두 파를 기록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최나연은 두 번째 연장전에서 세 번째 샷을 홀컵 1m에 붙였고, 차분히 버디 퍼트로 마무리해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나연은 1라운드부터 나흘 연속 선두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LPGA 우승을 차지했던 최나연은 미국 무대 개인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최나연은 “아마추어 시절에도 몇 번 연장전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생애 첫 승을 하고 나니 연장전이 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이번이 LPGA 대회 두 번째 연장전이었는데 첫 번째 연장 승부였던 2008년 에비앙 마스터스 때는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최나연은 “한국 선수들끼리 연장전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엔 우승 트로피가 내게 오겠다는 기분 좋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최종 결과는 우승 최나연, 공동 2위 김송희 김인경 김초롱, 5위 신지애, 6위 박인비, 공동 7위 박희영 이미나 등 총 8명의 한국 선수들이 톱 10 리더보드를 휩쓸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박세리가 무려 5회, 2006년 김미현, 지난해 이은정이 우승하는 등 최나연을 포함 총 8차례 정상에 오르는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최나연의 이날 우승으로 한국은 올 시즌 LPGA 4승째를 합작했다. 서희경이 지난 3월 KIA 클래식에서 우승했고, 5월에는 박세리가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 유선영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코리언 시스터즈들은 오는 8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시즌 5승째를 노린다.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최나연은 “다음주 US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 한국에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