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말씀 있는 곳에 창조 있다

입력 2010-07-05 21:11


창세기 1장 1∼5절

공생애의 초기, 백부장의 하인의 질병을 고치시려고 가버나움으로 가시던 주님은 노상에서 백부장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치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삽나이다.”

주님은 백부장의 이 고백을 들으시고 매우 기이히 여기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칭찬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느니라.”

삼라만상의 창조주가 되시며, 모든 것의 지배자가 되사 어떤 일에도 결코 놀라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신 주님께서 백부장의 신앙고백을 들으시고 이렇듯 감탄하신 이유는 백부장의 신앙고백이 말씀에 기초한 신앙이었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화육(incarnation) 되신 주님께서 말씀이신 하나님의 본질을 너무나도 잘 꿰뚫어 보고 있는 백부장의 신앙에 도저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기적을 추구하는 신앙도 신앙입니다. 그러나 말씀에 입각한 신앙이 최상의 신앙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은 말씀이시기 때문입니다(요 1:1).

우리는 얼마든지 주님께 이적을 보여 달라고 간구할 수 있습니다. 또 주님은 얼마든지 이런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 신앙만큼 주님을 감동시킬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님은 말씀이시며 주님은 말씀이 화육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고 한 요한복음 1장 1절의 말씀을 두고 신학자인 벳자는 라틴어로 ‘태초에 설교가 있었다’라고 번역했습니다. 과연 하나님의 천지창조는 하나님의 설교로 이루어진 사역이었습니다. 창세기 1장에 “하나님이 이르시되”란 말씀이 모두 9번이나 기록된 데서 우리는 천지의 창조자이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설교로 천지를 창조하신 것을 알게 됩니다.

여기서 ‘이르시되(아마르)’란 말은 하나님과 우리 인간 간의 교통의 수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 공의, 은혜, 축복, 능력 등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신격(神格) 전부를 통칭하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능력(power)이요, 하나님의 행동(action)입니다. “살았고 운동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히 4:12)은 능치 못함이 없습니다(눅 1:37). 말씀은 사망을 명령합니다. 질병과 귀신의 세력을 소멸하고, 풍랑을 제어합니다.

하나님은 바로 이런 절대능력의 말씀으로 아무것도 없는 우주공간을 향하여 명령하셨을 때에 천지만물이 창조된 것입니다(창 1:7, 9, 11, 15, 24, 30).

돈이 없어도, 능력이 없어도 하나님의 말씀만 있으면 사는 이유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씀이 있으면 다 있는 것이고, 말씀이 없으면 다 없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길자연 목사(왕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