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미주 코스타(KOSTA) 수양회 현장에서

입력 2010-07-05 02:08


여기는 미주 코스타(KOSTA) 수양회가 열리는 휘튼칼리지입니다. 30℃에 육박할 정도로 햇볕은 따갑지만 바람은 상쾌합니다. 마치 한국의 초가을 날씨 같습니다. 휘튼칼리지는 세계적인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이 나온 학교로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수많은 선교사들을 배출한 명문 기독교 대학입니다.

이곳에서 7월 5일부터 9일까지 ‘복음 민족 땅끝’이라는 주제로 2010 미주 코스타 수양회가 열립니다. 물론 이곳 외에도 12개국 15개 도시에서 2010 코스타 수양회가 열렸거나 열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미주 코스타 수양회는 1986년 코스타가 시작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워싱턴DC에서 1시간 30분 거리인 서밋레이크. 25년 전 여름, 이곳에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던 한국 유학생 186명이 모였습니다. 이들이 몰고온 고물차 때문에 주차장은 마치 폐차장을 방불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유학생 신분으로 자기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들 텐데 이들은 왜 고물차를 끌고 애기까지 둘러업고 이곳에 왔던 걸까요? 물론 본인의 암울한 처지를 복음으로 이겨내고자 하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암담했던 조국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기독 청년들의 안타까움, 사명감 같은 게 더 컸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그렇지만 해마다 코스타 수양회 주제 속에 민족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도 그런 배경이겠죠.

유학생 신분이 암울하기는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10년이 다 되도록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노력은 눈물겹기만 합니다. 통장 잔고는 바닥이 난 지 오래고, 결혼은 하고 싶지만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받아줄 배우자를 만나기 어렵고, 물질적·신체적 어려움에 처한 가족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하고 애만 태우는 이들….

이들이 서부 LA에서, 남부 휴스턴에서, 동부 뉴욕에서 그야말로 미국 전역에서 코스타 수양회를 찾아왔습니다. 자기 자신 앞가름 하기도 급급한 마당에 민족과 땅끝이라니요? 복음 앞에, 민족 앞에 자신의 처지는 아랑곳 않는 코스탄(코스타 출신)들, 정말 대책없는 사람들입니다.

더군다나 4박5일의 코스타 집회가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 코스탄들은 수양회 후 학교에 돌아가서는 후배들을 모아다가 성경 공부를 인도합니다. 모임은 이름도, 풀타임 지도자도 없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에 다니면서 1주일에 한번씩 와서 성경공부를 인도합니다. 코스타를 거쳐간 이들은 코스타가 좋아서 직장 휴가를 내고 오는 이들도 상당수라고 합니다. 과연 코스타가 무엇이길래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앞으로 5일 동안 펼쳐질 미주 코스타 수양회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이번 코스타수양회에서는 코스타 창립의 산파 역할을 한 이동원·홍정길 목사님이 주강사로 참여하십니다. 두 분도 학생들과 똑같이 5일 내내 휘튼칼리지에서 머물 예정입니다. 이분들을 모시고 코스타 25년의 감격과 이후 과제를 나눠보는 시간도 가져볼까 합니다. 이밖에 50여개의 주옥같은 선택강의도 예정돼 있습니다. 인터넷 미션라이프(missionlife.co.kr)에서 코스탄들의 도전과 열정과 함께 남김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7월 4일 오전 11시 40분(한국 시각 7월 5일 새벽 1시 40분)


미국 시카고에서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올림.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