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부부·손자·손녀 잃은 할머니 애끊는 통곡

입력 2010-07-05 00:29


“아이고, 무슨 날벼락이여. 아이고 어떡해 우리 아들, 다리라도 부러지지 왜 죽어. 어떻게 다 죽느냐고.”

3일 오후 8시40분쯤 인천 인하대병원 응급실에는 70대 할머니의 애끊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발생한 인천 버스 추락사고로 임찬호(43·경주대 공대) 교수와 며느리 이현정(39)씨, 손자 성훈(4)군과 손녀 송현(3)양 등 4명을 한꺼번에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외국에 있는 친구 집을 방문하기 위해 사고 버스에 타고 있었다.

할머니는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장손 성준(7)군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모두 인천 시내 병원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가 4일 오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함께 옮겨졌다.

경북 경주의 일가족 4명도 사고 버스에 탔다가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사고 버스에 설해용(68)씨와 설씨의 딸 여진(37·여)씨 부녀를 비롯해, 설씨의 아내 김순덕(58)씨, 외손자 변세환(5)군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설씨 부녀는 숨졌으며 김씨와 변군은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영종도에서 사는 아들집에서 열리는 손녀 돌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에 사는 사돈네와 영종도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올라오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동행하지 않은 여진씨의 남편(40)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해외 출장에 나섰던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직원들도 숨지거나 중상을 입었다.

포스코에 따르면 회사 서인국(52) 그룹리더와 이시형(45) 전문연구원, 포스코건설의 노정환(49) 이사보와 정흥수(48) 대리가 호주 출장을 위해 사고 버스를 탔다가 이 연구원과 노 이사보 등 2명이 숨졌고 나머지 2명은 중상을 입었다.

포스코 직원들은 재선연구그룹 소속이고 포스코건설 직원들은 고로파이넥스사업그룹 소속이다. 이들은 함께 출국해 10일 귀국 예정이었다. 또 포스코건설의 전 직원인 선창규(61)씨도 탑승했다가 중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로 출장길에 오른 직원들이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상황파악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인천·경주=정창교 김재산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