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악’ 비명… 몸 붕 뜨는 느낌든 뒤 꽝”

입력 2010-07-04 18:45

인천대교 연결도로에서 발생한 고속버스 추락사고 부상자들은 사고순간을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든 뒤 삽시간에 쾅하며 땅에 부딪쳤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인하대병원으로 옮겨진 박모(28·대학원생)씨는 4일 “곧 목적지에 도착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운전사가 갑자기 ‘악’하고 비명을 크게 질렀다”며 “창밖을 보니 흰색 승용차가 서 있고 버스 운전사는 핸들을 급히 오른쪽으로 틀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곧바로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고 정신을 잃었다”며 “깨어나 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가 몸 위로 떨어져 물 속인 줄 알았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 액체가 차에서 새어나오는 기름이란 사실을 감지한 뒤 급히 나가지 않으면 불이 붙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밖으로 기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씨가 좌석에 끼인 몸을 겨우 수습해 밖으로 나왔을 때 5∼6세 어린아이가 혼자 울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 대부분이 버스 안에 갇힌 채 신음하고 있었으며 위쪽 도로에는 응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고 기억했다.

일가족 4명 가운데 손자(5)와 함께 단둘이 살아남은 김모(57·여)씨는 “버스 통로 오른쪽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앞쪽 사람들이 ‘어, 어, 어’ 하는 소리를 낸 뒤 버스가 기울더니 ‘쾅’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니 상반신은 밖으로 나와 있고 하반신은 버스 천장에 눌려 있었다”며 “구조대가 버스 천장을 빨리 들어올렸으면 인명피해가 줄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인천=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