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유조차 폭발… 230여명 사망
입력 2010-07-04 19:02
위험에 대한 무지가 비극을 불렀다. 콩고민주공화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대형 유조차가 폭발해 마을 주민 등 적어도 230명이 숨지는 대참극이 발생했다.
대참극의 발단은 2일(현지시간) 밤 동부 사우스 키부주의 부룬디 접경 마을인 상게를 지나던 유조차가 앞서가던 밴을 추월하려다 균형을 잃고 전복되면서부터다. 유조차에는 4만9000ℓ의 휘발유가 담겨 있었다.
유조차의 파손된 탱크에서 기름이 새어나오자 수백명의 마을 주민들은 휘발유를 담기 위해 몰려들었다. 5명의 파키스탄 소속 평화유지군이 주변을 떠나라고 경고했지만 이를 듣는 이는 없었다.
한 주민은 “사람들이 몰려든 뒤 수분 뒤 폭발이 일어나면서 유조차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고 3일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날이 어두워 어떤 여자가 램프를 켜는 순간 불이 붙었다”고 주장했다. 불길은 가옥으로 삽시간에 옮겨 붙었고 모든 것은 잿더미로 변해갔다. 특히 가나와 우루과이의 월드컵 8강전을 시청하기 위해 어린이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이 몰려 있던 간이 극장으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마을 주민 키자 루비니라씨는 “아이들과 함께 극장에서 월드컵을 보고 있을 때 불이 나자 무조건 뛰었다”며 “집에 와서야 세 명의 아이들이 내 몸에 붙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공포의 순간을 전했다.
적십자사는 현재까지 사망자 230여명에다 부상자도 200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어린이 61명과 여성 36명이 포함됐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