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변호사의 모교 후배 사랑 30여년 모은 법률서적 2000권 기증… 이석선 변호사, 81년 이어 고려대에 두번째
입력 2010-07-04 19:31
한 변호사가 후학 양성을 위해 수십 년간 모은 법률 서적 2000권을 고려대에 기증키로 했다. 직접 집필한 책부터 외국에서 어렵게 구입한 것까지 한 권 한 권 손때 묻은 서적들이다.
고려대는 4일 이석선(77) 변호사가 30여년 모은 법률 서적을 대학에 기증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근 이기수 고대 총장과 만나 “갖고 있는 책을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 총장은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이 변호사가) 소장한 책들은 법학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원활한 자료 분류를 위해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1952년 고대 법대에 입학한 이 변호사의 도서 기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81년에도 고대 도서관에 1300권을 기증했다.
그가 사무실이나 집에서 소장하다 이번에 기증하는 책들은 81년부터 최근까지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모은 것이다. 대법원 판례에 관한 책이 주를 이루고 세법, 소송법, 회사법 등 각종 법률 서적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이 중에는 일본에서 구입한 도서와 그가 직접 쓴 판례총람 등도 있다.
학교 측은 아끼는 책은 빼놓고 기증해도 된다고 밝혔으나 이 변호사는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이 변호사는 “기증한 책이 보고 싶으면 학교에 대출 신청을 해서 읽으면 된다”며 “특별히 아끼고 아끼지 않은 책을 구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증할 책이 법학 실무와 관련된 서적이라 학부생 교재로는 적합하지 않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유용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가 기증할 책은 분류와 기증자 날인 작업을 거친 뒤 이달 중순쯤 중앙도서관과 법학도서관 등에 비치된다. 고대 도서관 직원 배희자씨는 “평생 모은 자료를 후학을 위해 건네준 만큼 잘 보존하고 등록해 널리 이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