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6월 美 고용지표 증시영향 없을 듯

입력 2010-07-04 19:02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는 세계경제에 대한 긍정론과 비관론 가운데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지난 3∼4월 탄탄한 회복에서 지지부진한 방향으로 바뀌었지만,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정도로 극심한 부진을 보이지도 않았다.

되레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경기침체 심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지표의 미지근한 실적은 더블 딥(경기 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우려 확산을 차단하는 동시에 느리지만 경기회복기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긍정적 기대를 형성시킬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미국 고용실적은 액면으로만 보면 매우 부진했다. 농업부문을 제외한 취업자가 시장이 예상했던 11만명 감소보다 확대된 전월 대비 12만5000명 감소로 나타났다. 이는 올 들어 처음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치다. 다만 고용 감소 수치에는 정부가 인구조사를 위해 일시 고용했던 임시직 취업자 22만5000명의 감소분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고용 동향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민간취업자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미국경제가 실업률 하락과 소비 확대로 본격적 회복되기 위해서는 민간취업자가 최소한 15만명 이상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민간취업자는 지난달에 전월 대비 8만3000명 증가하는 미지근한 실적을 보였다. 민간취업자 증가 폭은 5월 3만3000명보다는 개선되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11만명을 밑돌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3∼4월 월평균 20만명 증가에 못 미친다.

올 여름 미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지표의 둔화는 극단적인 경기침체를 주장하는 비관론자 목소리를 더욱 크게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의 민간취업자가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완만한 증가 추세를 유지했다. 올 여름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눈높이가 제자리를 찾고 나면, 재차 안정적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