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학올림피아드 미국 대표에 美 고교 재학 한인학생 뽑혔다
입력 2010-07-04 19:30
전 세계 수학 고수들이 한데 모여 실력을 겨루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미국 대표로 한인 학생이 뽑혀 화제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저지주 올드 타판에 거주하는 나인성(17)군은 국세청에 근무하던 아버지 나동균씨가 지난해 1월 뉴욕 세무관으로 발령받으면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서울 대원외고에 다니던 나군은 올드 타판 집 근처의 노던 밸리 하이스쿨 10학년에 전입하자마자 2등과의 격차를 한참 벌리며 전교 1등을 차지했다. 그는 올해로 51회째인 이번 올림피아드에 응시해 참가자 20여만명 중 미국 최종 대표 6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나군은 지난 2일 대회가 열리는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했다.
미국 대표이긴 하지만 시민권이나 영주권 없이도 미국 내 고교에 재학하는 학생이면 참가자격이 있어 실제 앵글로 색슨 인종은 2명에 불과하고 나군 외에 나머지 3명은 중국인이다.
올해는 105개국에서 총 534명이 참가해 최고난도의 수학 문제를 놓고 겨룬다. 개인전은 물론, 평균점수를 계산해 국가별 순위도 매기기 때문에 아무나 뽑아주지 않는다. 따라서 수학에 자신 있다는 이들에게는 한 나라 대표로 참가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영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고등학생들이 보는 수학의 정석을 공부했다는 나군은 국내외 수학 관련 캠프 등에서 사귄 친구들과 이메일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나누고 토론하면서 공부를 해왔다. 나군은 수학 올림피아드에 바로 이어 열리는 세계언어학올림피아드에도 미국 대표 8명 중 한 명으로 선발돼 스웨덴으로 날아갈 예정이다.
“저 스스로도 학자 체질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수학보다 영어가 더 재미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 7권은 각각 50번도 넘게 봤죠.”
나군은 “초등 4학년까지는 사교육은 일절 안 받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과천에 살 때 대치동에 있는 수학 학원을 좀 다녔죠. 대치동으로 이사 가서도 이곳저곳 학원에 조금씩 다녔습니다. 지금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다닐 만한 학원이 없어서 못 다니죠”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