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퍼스트레이디’ 잡혔다

입력 2010-07-02 22:18

알카에다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헤일라 알 쿠사예르’가 사우디아라비아 경찰에 붙잡혔다.

알 쿠사예르는 60명의 전사로 구성된 조직을 운영하며 젊은 여성들을 모집해 왔다고 1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ABC에 따르면 알 쿠사예르는 이혼과 재혼으로 자신이 흠모하는 알카에다 남성에 접근했다. 또 이슬람 자선단체에서 현금과 보석 등을 기부 받아 알카에다의 아라비아 반도지부의 지하드 등에 사용하도록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은 대테러 전략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면서 ‘중년의 어머니’가 당국이 감시해야 할 지하디스트의 새 얼굴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사우디에선 여성이 알카에다 요원으로 활동하지 않았다며 중요한 변화라고 내다봤다.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사우디 당국에 체포되고 국경을 넘어 예멘으로 내몰리면서 남성 요원을 모집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카에다는 여성을 지하드 조직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보안 감시에 자유롭다는 이점도 있었다.

걸프리서치센터의 무스타파 알라니 박사는 “이라크에선 이전부터 여성이 알카에다의 작전 임무를 수행했고 자살폭탄 테러를 포함해 10~15%가 여성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라크 내 여성 요원의 활동이 알카에다 다른 지부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알카에다가 남자들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성들은 점점 더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