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표경선 나선 12명 정견 들어보니… 계파 불문하고 “계파 벽 허물겠다”

입력 2010-07-02 21:53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2일 당 중앙위원들을 상대로 첫 합동 정견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로써 대표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친이명박계 6명(안상수 홍준표 정두언 정미경 조전혁 김대식), 친박근혜계 4명(서병수 이성헌 한선교 이혜훈), 중립계 2명(남경필 김성식)의 후보들은 6·2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여권의 쇄신과 개혁, 계파 화합에 대한 비전과 나름의 처방을 제시하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주성영 후보는 정견 발표를 마쳤으나 이날 오후 “친박의 의리가 있고 질서가 있는 만큼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면서 출마를 포기했다.

릐예외 없이 계파 화합 목소리=12명 후보 전원은 계파를 막론하고 친이 및 친박계 간 벽 허물기를 당 쇄신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안상수 후보는 “분열된 집은 바로 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화합을 이뤄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도 “친이라는 것은 없다. 이 대통령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라면서 “내가 대표가 되면 계파를 해체하겠다. 홍준표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미경 후보 역시 “국민과의 소통에 앞서 당원들과 먼저 소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병수 후보는 “저보고 친박이라 하는데, 사실 친박이란 게 그렇게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며 “대표가 되면 친이, 친박 간의 경계를 확실히 허물겠다”고 밝혔다. 김성식 후보는 “그동안 박 전 대표가 피해자였다”며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국정 동반자로서 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하고, 박 전 대표도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이재오 후보를 도와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친박계 후보들을 ‘박근혜 세일즈’에도 열을 올렸다. 이성헌 후보는 “2년 뒤의 대선을 생각할 때 한나라당에는 박 전 대표가 있어서 정권창출을 할 수 있다”며 “내가 대표가 되면 박 전 대표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한선교 후보도 “저는 박 전 대표 밑에서 정치를 배웠다”며 “박 전 대표는 당원을 속이지 않는 정치인으로 당 대표가 되면 그런 원칙과 믿음의 정신을 실현하겠다”고 주장했다.

릐건강한 보수로 블루오션 개척하자=개혁 성향 및 중립파 의원들은 여당이 ‘꼴통 보수’ 이미지를 탈피해야 지지층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후보는 “지난 2년간 양심적인 보수들이 다 등을 돌린 상황”이라며 “군대 잘 다녀오고, 세금 잘 내는 진짜 보수들이 당과 청와대, 내각에 포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두언 후보는 “당이 바뀌기 위해서는 영남 편향, 보수 및 권위적 이미지, 친부유층 성향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그래야 젊은층과 중간층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식 후보는 “여당이 사회의 실패한 사람들을 껴안을 줄 아는 건강한 보수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후보는 “숫자만 좋은 경제 말고 호주머니까지 좋은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이 말만이 아닌 진짜 서민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호남 출신인 김대식 후보는 “한나라당이 호남을 껴안아야 한다”며 “여당이 전국정당이 되려면 지명직이 아니라 선출직 최고위원을 뽑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손병호 노용택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