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90% 자궁부위 질환 시달려,왜 그런가 했더니
입력 2010-07-02 20:40
탈북 여성 중 90% 이상이 부인과 염증 등 이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 내 하나의원의 권민수 공중보건의는 2일 통일부가 북한이탈주민지원종합센터에서 개최한 하나원 개원 11주년 의료 세미나에 참석, 최근 1년간 진료한 탈북 여성 중 질염이 80∼90%, 난소낭종 4%, 자궁근종 2%, 무월경 3%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권 공중보건의는 “재북 또는 탈북 후 중국에서 임신 방지를 위해 시술받은 루프(탈북자들은 ‘고리’로 표현) 삽입이 장기간 관리 미흡으로 부인과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탈북자 가운데 상당수가 B형 간염과 결핵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자 총 1만3124명 중 B형 표면항원양성자는 약 10.8%인 130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0세 이상 인구 B형 간염 보균율이 3%로 알려진 남한에 비해 높은 수치다.
결핵으로 치료를 받았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탈북자도 1999년부터 올해까지 검진을 받은 1만6340명 중 308명(2.2%)이나 됐다. 남한의 경우 결핵 발생 비율은 10만명당 90명 정도다.
생애 초기 극심한 영양부족 상태를 경험했던 탈북 아동들은 남한에 입국해 갑자기 풍족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확률도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탈북자들은 탈북 과정에서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외상(trauma) 경험, 정착과정에서의 스트레스 등으로 정신 건강에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