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사과 같은 몸매, 각종 질병 ‘위험천만’

입력 2010-07-02 18:17


거리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습니다. 깡마른 체형에 배만 불룩한 사람과, 유독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에 살이 찐 사람들입니다. 살찌는 모양도 사람마다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질병 위험 수준 역시 체형의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요?



비만학자들은 배만 볼록한, 즉 복부지방이 많은 사람을 사과 형, 둔부지방이 많아 엉덩이가 큰 사람을 호주박 형으로 각각 지칭합니다. 사과 형은 과잉 지방을 배와 가슴 부위에 저장하는 반면 호주박 형은 엉덩이와 허벅지에 지방을 축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구결과 굵은 허리의 사과 형은 엉덩이가 큰 호주박 형보다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은 물론 협심증, 동맥경화증, 뇌경색증 등의 심뇌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일부 비만학자들은 이 때문에 비만도를 측정할 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체질량지수(BMI: 체중을 키 값으로 나눈 것)보다 허리와 엉덩이 둘레 비율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은 허리의 가장 가는 부분의 길이를 골반의 가장 넓은 부위 측정값으로 나누는 방법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허리둘레가 36인치이고, 엉덩이 둘레는 41인치라면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이 0.88이 됩니다.

여성들은 이 비율이 0.85 이상, 남성들은 0.9 이상일 경우 심뇌혈관 질환과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경계하며,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잘못된 체형을 교정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