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값 올렸다 번복… SK가스의 굴욕
입력 2010-07-02 18:10
“이렇게 큰 폭의 가격 변화가 일어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점유율 1위인 SK가스가 월별 가격을 ㎏당 100원 이상 올렸다가 불과 3∼4시간 만에 인상폭을 절반 정도로 줄인 것에 대해 LPG 업계가 황당해하고 있다.
SK가스는 지난달 30일 오후 각 충전소 등에 공급하는 7월 가정용 프로판 가스와 차량용 부탄가스 가격을 각각 ㎏당 100.91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SK가스보다 먼저 가격을 밝힌 경쟁사 E1의 인상폭(프로판 55원, 부탄 45원)과 비교하면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SK가스 관계자는 2일 “LPG 기준 가격인 CP(Contract Price·계약가격)와 환율 등을 감안하면 100원 정도의 인상 요인이 있어 이를 다 반영해 가격을 올렸지만 타사와 가격차가 너무 커 번복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요인이 그 정도였다 해도 SK가스가 가격을 밝히기 전 경쟁사의 인상안을 알고 있었음에도 기존 안을 발표한 후 이를 번복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휘발유, 등유 등의 석유제품과 달리 품질이 균일해 가격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LPG의 특성 때문에 이 같은 해프닝이 벌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만약 SK가스가 업계 1위임을 내세워 가격을 치고 나갔어도 LPG 특성상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충전소의 항의가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