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군·경, 사상범 3400여명 사살
입력 2010-07-02 18:08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전·공주·청주형무소에 수감된 재소자와 보도연맹원 등 3400여명이 집단 희생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주한미군 정보일지’ 등 미군자료와 당시 헌병, 경찰, 형무관 등 현장 목격자들의 진술과 현장조사 등을 토대로 이같이 결론을 내렸으며, 희생자 가운데 333명과 희생 추정자 1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1950년 6월 28일쯤부터 7월 17일까지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1800여명이 충남지구 육군 특무부대(CIC)와 헌병대, 경찰 등에 의해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불법적으로 희생됐다.
진실화해위는 이 가운데 267명의 신원을 확인했고, 18명을 희생자로 추정했다.
공주·청주형무소에서도 같은 시기 재소자와 보도연맹원 1600여명이 CIC와 헌병대 등에 의해 공주 왕촌지역, 충북 청원군 분터골 등에서 적절한 법적 절차 없이 희생됐으며 이 가운데 66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비록 전시였다고는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을 좌익전력이 있거나 인민군에 동조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적법한 절차 없이 사살한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말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대해 유족에게 사과할 것과 위령사업 지원, 전쟁이나 비상사태 시 민간인 보호조치에 관한 규정 정비, 평화인권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