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재선거측 감독회장 후보자 4명 공동 정책발표회… “상처치유·명예회복·제도개혁” 한목소리

입력 2010-07-02 17:48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재선거 측)가 주최한 후보자 공동 정책발표회가 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감독회장 선거 파행으로 1년 9개월을 표류하고 있는 교단 상황을 의식한 듯 후보자 4명은 하나같이 ‘화합과 변화’를 핵심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감리교 화합하고 개혁해야”=강흥복 목사(기호 1번)는 ‘거듭나 새롭게 솟아오르는 감리교회’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현재 감리교 사태의 원인을 ‘영성 부족’으로 꼽은 뒤 “치유·회복·화합에 목숨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강문호 목사(기호 2번)는 “정치보다는 일과 목회에 시선을 돌리겠다”며 “상처 입은 모든 감리교인들의 명예회복, 선거제도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철 목사(기호 3번)는 “감리교회의 화목을 이루는 맏형 노릇을 하고자 한다. 감리회 본부가 섬김과 변화, 소통과 화합을 위한 도구가 되도록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전용철 목사(기호 4번)는 “감리교회가 둘로 갈라지느냐 아니면 밝은 미래를 여느냐가 이 선거에 달려 있다”며 “두 분의 감독회장, 여섯 분의 연회감독과 함께 일한 경험으로 무너진 감리교회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특히 ‘임기 2년의 겸임 감독회장제(현 4년 전임) 도입’ ‘선거권자 확대’ 등 교단 내 개혁 진영에서 요구한 방안들에 대해 적극 수용 의사를 밝혔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가입 문제에도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후보별 중점 공약=강흥복 목사는 총력 전도를 통한 ‘감리교 300만 부흥운동’을 제시했다. 자신의 이름과 같이 감리교회를 강하고, 흥하고, 복되게 가꾸어 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강문호 목사는 100년 기도 운동, 200만 성도 운동, 300개 교회 자립 운동을 뜻하는 ‘1·2·3 운동’을 중점 시행 과제로 소개했다. 그는 감독회장에게 주어지는 모든 사례비 등을 모아 감리교 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고도 했다.

고 목사는 현재 각 교회가 예산 1%씩 내고 있는 본부 부담금을 절반 수준인 0.5∼0.6%로 줄이겠다고 했다. 대신 본부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3분의 1을 줄이고, 광화문 본부 이전 및 감리교 소유 부동산 개발 등을 통해 미자립 교회 지원 및 은급비 문제 해결 등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전 목사는 본부 사무국 총무 4년, 동부연회 총무 10년 등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후보들 중 유일한 목원대 출신으로서 학연주의 풍토를 깰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3일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김국도(임마누엘교회) 목사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총회 측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김 목사는 “재선거 측 당선자와의 대화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전 목사는 “법에 어긋나는 것은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고, 강문호 목사는 “100번, 1000번이라도 찾아가 대화를 나누면서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