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부결이후 지역 교계는… ‘환영’ 분위기속 비전 차질 걱정도

입력 2010-07-02 17:48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후 공사 재개는 물론이고 기업이나 연구소 유치 등 ‘플러스 알파’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행정수도가 들어서는 충남 연기군 지역 교회에선 일단 세종시 수정안 폐기를 환영하면서도 원안대로 공사가 진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교회 부흥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성도 수 감소와 교회 이전의 암울한 현실도 상존하고 있다.

감성리 감성교회 손재중 목사는 “그동안 심한 대립과 갈등의 상황에서 일단 수정안이 부결됐다는 데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성도들의 분위기가 원안 쪽으로 가자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에 환영하며 계획대로 추진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포리 대평교회 김상용 목사는 “수정안 찬성 입장을 갖고 있던 목회자도 일부 있었지만 원안 추진 여론이 워낙 강하다 보니 의견을 밝히지 못하는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

연기군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 박복수(조치원교회) 목사는 “그동안 지역교회는 행정수도가 원안대로 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사를 밝혀왔다” 며 “행정수도가 완성되면 인구 유입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연기군 내 130개 교회가 부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어두운 그늘도 있다. 도심 뉴타운 건설로 성도 수 급감과 교회공동체 파괴, 지가 상승이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수도 건설현장 부근인 양화리 양화교회 김흥규 목사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성도들이 아이들 교육 문제로 지역을 떠나면서 교회학교와 청년부가 폐쇄됐다”면서 “교인의 30∼40%가 줄어 교회의 비전마저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사 착공으로 송담리에 있던 교회를 조치원 시내로 옮긴 장원옥 소망교회 목사는 “당시 건설현장에 23개 교회가 있었는데, 토지보상을 받은 교회는 다행히 시내로 나왔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는 공중분해됐다”면서 “3.3㎡당 50만원을 보상받았는데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면 최소 250만원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