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사마리아 여인의 목마름
입력 2010-07-02 17:12
요한복음 4장 13∼15절, 20∼26절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에서, 예수는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될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와의 대화를 통해서 목마름을 해갈했습니다. 그 즉시 가져온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로 들어가서 영원한 생명수가 되시는 메시아가 오셨음을 알렸습니다. 첫 이방 선교사로서의 삶을 산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마리아 여인이 목마른 것은 세상적인 것에 있었던 것이고, 예수를 만나서 영생의 문제에 눈을 떠서 세상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사마리아 여인은 세상적인 목마름보다는 영적이며, 본질적인 것에 더 목말라 있었던 것을 보게 됩니다. 그녀는 어디에서 예배를 드려야 참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조상들의 말을 마음에 새기고 참된 예배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품고 살았음을 보게 됩니다. 영적 진리에 대하여 목말라했던 것입니다.
또한 메시아가 누구이신지 알고자 했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께 진정한 예배를 드리고 싶어서 목말랐습니다. 그 해답을 주실 분은 오직 메시아이기에 장차 올 메시아에 대해서도 목말라했습니다. 유대인들처럼, 다윗과 같은 정치적 왕을 기대한 것이 아닙니다. 유대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회복시켜 주고 번영을 가져올 메시아를 기다린 것도 아닙니다. 온전한 예배, 하나님을 참되게 알고, 하나님을 참되게 경배하기 위하여 애타게 메시아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의 예배에 대한 목마름은 종교적 상황에 있었습니다. 야곱을 조상으로 두고 있는 이 사마리아 여인은 오랜 이스라엘의 정치, 종교, 역사, 사회적 문제로 인해서 소외되고 고립된 가운데 살고 있었습니다. 유대인은 사마리아인을 자신의 민족으로 여기지 않고(사마리아 사람들이 야곱을 조상이라고 말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으로 대했습니다. 이 여인은 유대인의 배타적 입장과는 다르게 민족성을 넘어서서 하나님께 진정한 예배를 드리고 싶지만, 어디서 예배를 드려야 온전한 예배가 되는지 몰랐습니다. 자신들이 성산으로 여기는 이 산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성전이 있다는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인지 알고 싶어했습니다. 이 산, 또는 예루살렘이라는 말은 종교적 전승과 종교적 교리와 종교적 역사에 기반한 예배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가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예배를 드리지 않을 때가 온다고 한 말씀은, 놀랍게도 종교적 전승들이나 교리들이나 전통들에 의해서 예배드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그보다는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는 것이 참된 예배이고, 이 같은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을 하나님이 먼저 찾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가 사마리아 성 우물곁에 앉아 계셨던 것은 한 죄 많은 사마리아 여인을 기다리고 있었다기보다는, 참된 예배에 목말라하는 한 여인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이야말로, 하나님이 찾던 참된 예배자로서 종교적 교리를 넘어서서, 인종차별을 넘어서서, 가부장제도의 억압을 넘어서서 하나님만을 목말라 했던 것을 보게 됩니다. 사마리아 여인처럼, 우리도 참된 예배에 대하여, 메시아에 대하여 목말라한다면, 주님이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그 해답을 주실 것을 믿습니다.
김순영 목사 (한강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