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가 본 대표 설교자 설교

입력 2010-07-02 17:20


정인교 서울신대 교수의 설교 비평서 ‘설교자여, 승부수를 던지라!’(대한기독교서회)가 오는 9월 출간된다. ‘탁월한 설교를 향한 15가지 승부전략’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정 교수는 국내의 대표적 설교자 15인의 설교세계를 분석하고 있다.

그는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에 대해 “예수=복이라는 등식이 김 목사의 모든 설교에 적용되고 있다”며 “그의 순진무구함에서 나오는 구복의 메시지는 청중의 종교적 본능을 자극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 목사는 기존의 질서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면서 그 안에서의 ‘잘됨’을 강조하고 있다”며 “그의 설교가 성경의 깊이를 충분히 드러내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묵상과 기도를 통해 본문의 깊이를 추출할 수 있다면 김 목사의 설교는 대중성과 함께 깊이에서도 주목받는 설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설교에 대해서는 영적 설교라고 했다. 철저한 성령의 능력과 은사를 바탕으로 한 목회적 성취를 이뤘고, 그 정점이 설교라는 것이다. 그는 철저히 성경 중심적이고 영적 준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도 조 목사 설교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조 목사가 설교에 앞서 3∼4시간 기도에 할애하는 점을 들어 “이러한 영적 준비가 있었기에 조 목사의 성경 중심적 설교는 활력 있고 재미있는 설교가 될 수 있었다”고 봤다.

하지만 정 교수는 “좀더 복음의 균형을 강조함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온전한 성도를 양성했으면 한다”며 “회중을 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니라 문제점을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설교 진행이 덧붙여진다면 전달의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에 대해서는 ‘설교의 모범답안’이라고 했다. 전통적인 목사의 진중함과 열린 신학적 사고를 전달함으로써 회중이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삶 사이의 간극을 극복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옥 목사 설교의 특징은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설교자로서의 기품을 갖추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여자를 무시하거나 타 교단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옥 목사의 가부장적 설교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정 교수는 “옥 목사의 뒤를 이은 오정현 목사의 설교가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오 목사가 풍성한 감성적 어필로 다가서기 때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