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취업, 네비게이터가 안내합니다

입력 2010-07-02 17:39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설계 프로그램

“지금 쉰세 살이시고요. 서른여섯 살 때까지 일하셨다고요. 17년을 쉬셨군요. 그럼 예전에 일했던 곳은 어딘가요? 아, 내세울 만한 곳이 못된다고요. 그럼 혹시 자격증은 있으세요? 없으시고요. 걱정하지 마시고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가보시겠어요. 그곳에선 연령·학력·취업 경험과 관계없이 취업에 필요한 교육을 해드린답니다. 댁에서 가까운 새일센터를 찾아 드릴께요.”

“마흔 살이시군요. 서른 살에 결혼하시면서 직장을 그만두셨다고요. 혹시 자격증이 있으세요? 어머나, 교사 자격증을 갖고 계시군요. 그럼 서울시에서 펼치고 있는 장롱자격증 되살리기가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은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연락처 알려드리겠습니다.”

운전자들을 위해 길을 가르쳐주는 것처럼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일을 중단했다 다시 일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에게 개인사정에 딱 맞는 취업 정보를 알려 주는 네비게이터가 있다면 어떨까? 꿈같은 얘기라고? 꼭 그렇지는 않다. 운전자를 위한 네비게이터처럼 목적지만 알려주면 알아서 안내해주는 완전 자동은 아니지만 발품이나 손품을 조금만 팔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취업정보를 알 수 있게 됐다.

여성가족부는 제15회 여성주간(1∼7일)을 맞아 여성취업정보를 한번에 알 수 있는 ‘여성취업네비게이터’를 제작, 발간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소책자에는 여성들에게 종합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비롯해 각 기관에서 시행중인 인턴제도, 상담 및 교육, 지원서비스 등 각종 취업에 필요한 정보 124건이 담겨 있다.

여성가족부 이재인 여성정책국장은 “취업지원제도가 다양해져 취업기관 종사자도 관련 제도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여성 취업네비게이터를 통하면 취업 희망 여성들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현재 경력단절 여성은 405만2000여명(통계청)이나 된다. 이 가운데 64.6%(한국여성정책연구원)가 재취업을 원하고 있지만, 어디서 어떻게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지 몰라서(21.5%), 구직관련기간에서 적절한 안내를 해주지 않아서(19.9%)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해 정보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난 바 있다.

앞으로는 전국 77개 여성일하기센터(1544-1199)와 8개 광역새일지원본부에서 여성취업네비게이터를 통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여성가족부 홈페이지(www.mogef.go.kr) 새일센터 자료실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가족부와 노동부가 공동주관하는 새일센터가 가장 폭넓은 여성취업 관련 상담과 훈련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부처나 서울시 등 지자체에선 특화 사업을 하고 있어 구하는 직종이 정해져 있다면 그쪽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취약계층이면서 생태에 관심이 있다면 산림청에서 하는 숲길조사 및 관리 또는 숲해설가를 알아보는 것이 유리하다. 또 창업을 하고 싶다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여성창업보육센터 코너를 두드려보는 것이 좋다.

한편, ‘함께 만들어나가요, 더 큰 대한민국!’이란 슬로건을 내건 올해 여성주간에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여성가족부는 7일 ‘일과 생활이 조화롭고 여성 청소년 가족이 건강한 사회’를 주제로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와는 별도 16개 시·도별로 기념식을 갖고 가족사랑걷기대회(부산 10일 ), 양성평등부부시상 및 장기자랑(광주 7일), 열린음악회(대전 3일)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한다. 시·도 교육청에서도 양성평등글짓기(대전 대구 경북 충북) 대회 등 양성평등사상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