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재선거 측 후보자들, "화합과 개혁" 한 목소리

입력 2010-07-02 15:38


[미션라이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후보자 공동 정책발표회가 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감독회장 선거 파행으로 1년 9개월을 표류하고 있는 교단 상황을 감안한 듯

후보자 4명은 하나같이 ‘화합과 개혁’을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감리교 화합하고 개혁해야”=강흥복 목사(기호 1번)는 ‘거듭나 새롭게 솟아오르는 감리교회’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강흥복 목사는 현재 감리교 사태의 원인을 ‘영성의 부족’으로 꼽은 뒤 “치유·회복·화합에 목숨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강문호(기호 2번) 목사는 “정치보다는 일과 목회에 시선을 돌리겠다”며 “상처 입은 모든 감리교인들의 명예회복, 선거제도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철(기호 3번) 목사는 “감리교회의 화목을 이루는 맏형노릇을 하고자 한다. 감리회 본부를 섬김과 변화, 소통과 화합을 위한 도구가 되도록 전념하겠다”고 밝혔고, 전용철(기호 4번) 목사는 “감리교회가 둘로 갈라지느냐 아니면 밝은 미래를 여느냐가 이 선거에 달려있다”며 “두 분의 감독회장, 여섯 분의 연회감독과 함께 일한 경험으로 무너진 감리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특히 전국감리교목회자 개혁연대 등이 줄곧 요구해 온 ‘임기 2년의 겸임 감독회장제(현 4년 전임) 도입’ ‘연회감독제를 연회장제로 변경’ ‘선거권자 확대’ 등 개혁입법 안에 대해 적극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가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흥복 목사와 고 목사가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고, 전 목사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강문호 목사는 “신중을 기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후보별 중점 공약=강흥복 목사는 총력 전도를 통한 ‘감리교 300만 부흥운동’을 제시했다. 자신의 이름과 같이 감리교회를 강하고, 흥하고, 복되게 가꾸어 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강문호 목사는 100년 기도 운동, 200만 성도 운동, 300개 교회 자립 운동을 뜻하는 ‘1·2·3 운동’을 중점 시행 과제로 소개했다. 그는 감독회장에게 주어지는 모든 사례비 등을 모아 감리교 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는 뜻도 밝혔다. 고 목사는 현재 각 교회가 예산 1%씩 내고 있는 본부 부담금을 절반 수준인 0.5∼0.6%로 줄이겠다고 했다. 대신 본부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3분의 1일 줄이고, 광화문에 있는 본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 예산을 충당할 방침이라고 했다. 감리교 소유 부동산을 개발해 미자립교회 지원 및 은급비 문제 해결 등에 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전 목사는 본부 사무국 총무 4년, 동부연회 총무 10년 등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또 후보들 중 유일한 목원대 출신임을 언급하며 그간의 학연주의 풍토를 깰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3일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김국도(임마누엘교회) 목사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총회 측 선거에서 당선 선포만을 앞두고 있는 김 목사는 “재선거 측 당선자와 대화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전 목사는 “법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했고, 강문호 목사는 “100번, 1000번이라도 찾아가 대화를 나누면서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