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새 대통령 불프 누군가… 소년가장 출신, 니더작센 주지사 지내
입력 2010-07-01 21:23
‘소년가장에서 대통령으로.’
크리스티안 불프(51) 신임 독일 대통령은 10대 소년가장이었다.
독일 북부 오스나브뤼크 태생인 그는 어린시절 부친이 세상을 떠난 데다 모친까지 병환에 시달리면서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을 건사해야 하는 처지였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그런 와중에도 오스나브뤼크의 에른스트 모리츠 아른트 김나지움에 이어 오스나브뤼크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16세였던 1975년 기민당(CDU)에 입당해 78년부터 80년까지 당 학생연맹의 연방의장을 지냈고 94년부터 니더작센 주 당의장을 지냈다. 94년과 98년 니더작센 주지사직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뒤 2003년 2전3기 끝에 주지사에 올라 연임에 성공했다. 니더작센주는 독일 최대 기업이자 유럽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의 근거지이다. 불프 대통령은 한때 이 회사의 감사회 멤버로도 활동했다.
불프 대통령은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정치인으로 정치성향상 중도파에 속한다. 한때 연방총리감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그는 2008년 “난 그런 야망이 없다”며 “알파형 남성으로는 부족하다”고 선언했다. 불프 대통령은 심지가 굳지만 세련된 매너로 조용히 합의를 이끌어내는 온건 보수주의자로 국민들로부터 신망이 높다. 그러나 나이나 정치적 색깔을 고려할 때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독일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다. 하지만 법안이나 국제조약에 대한 최종 서명권을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 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