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에 은퇴한 사나이… 美 최고령 우체국 직원 리드씨 “대륙간 여행 계획”
입력 2010-07-01 21:22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눈도, 뜨거운 햇볕도, 밤의 어둠도 아니었다. 바로 시간이었다.”
미국 최고령 우체국 직원인 체스터 아서 리드가 30일 은퇴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귀가 멀고 허리가 구부러진 그의 나이는 95세.
공군 복무를 했던 리드가 미국 우정청(USPS) 직원이 된 건 1973년이다. 그는 37년간 직업을 바꾸지 않았다. 주로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근무하도록 돼 있었지만 12시간 이상 일하는 날이 허다했다. 병가를 하루도 내지 않아 축적된 병가만도 3856시간이나 된다. 그 사이 근무 초기 시간당 4달러였던 봉급은 10년 전부터 우체국 직원 최고인 시간당 25달러로 올랐다.
동료인 메리 브룬크호스트는 “우리는 그를 강제로 집에 보내야만 했다”며 “우리 세대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존경을 표시했다. 리드의 37년간 이어진 꾸준한 성실함이 바로 미국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리드의 건강 유지 비결은 수박과 알칼리성 음료수, 마요네즈가 들어간 샌드위치였다. 패러세일링을 시작한 게 93세였던 사실도 그의 건강 정도를 대변해 준다.
리드는 미 캘리포니아주 레드랜드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원래 100세까지 근무할 생각이었지만 모든 것에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는 성경 구절처럼 지금이 은퇴할 시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친지와 동료들은 그가 방문했던 곳을 묘사한 40개의 우표가 새겨진 명판을 선물했다.
리드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그는 “59세인 아들 리차드와 함께 매년 각 대륙을 방문할 계획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패러세일링 하는 것도 나의 꿈”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