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 스캔들 확산… ‘佛난’ 사르코지
입력 2010-07-01 18:39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한 로레알 스캔들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 측이 로레알의 소유주인 릴리앙 베탕쿠르(87)의 탈세를 도와준 대가로 정치자금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된 릴리앙과 재산관리인 사이의 대화 녹음테이프에, 그녀가 스위스은행에 8000만 유로를 숨겨놓고 사르코지 대통령과 에릭 뵈르트 노동부 장관에게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언론은 즉시 집권당이 정치자금을 대가로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여인의 탈세를 도와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재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뵈르트 장관이 세무조사를 관할하는 재무장관으로 있었을 때에 그의 부인이 릴리앙의 재산관리를 맡고 있었다는 점이 집중 부각되고 있다. 일간 리베라시옹은 30일 사설에서 “그가 당의 재무위원장과 내각의 노동부 장관을 함께 맡고 있는 것부터가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릴리앙은 “해외에 있는 재산은 프랑스 세무 당국의 협조 아래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뵈르트 장관의 부인은 즉시 회사를 그만뒀다.
뵈르트 장관은 사르코지와 UMP의 모금가 역할을 해왔다. 2007년 대선 당시 뵈르트 장관은 ‘최우수 클럽’이라는 정치자금 기부자 모임을 만들어 700만 유로를 모금했다. 야당인 루아얄 사회당 후보의 모금액은 10만 유로였다.
스캔들의 발단은 세계적인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창업가 집안에서 벌어진 재산 다툼이었다. 릴리앙이 유명 사진가 프랑수와 마리바니(63)에게 15억원짜리 그림 선물을 한 것을 릴리앙의 딸 프랑수와즈(56)가 고소한 것이다. 프랑수와즈는 “마리바니가 나이가 들어 정신이 혼미한 어머니를 현혹해 그림을 선물로 받는 등 재산을 빼돌렸으며 심지어 자신을 입양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로레알 창업주인 아버지에게서 전 재산을 물려받은 릴리랑은 170억 유로의 자산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바니는 1969년부터 릴리앙과 교제해 왔으며, 선물은 여러 차례 거절한 끝에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