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수석이 주일대사?” 여권, 속도내는 인적쇄신… 내주 쯤 ‘靑 물갈이’

입력 2010-07-01 19:09


여권이 체제 정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로 입은 정치적 타격을 인적 쇄신 카드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3일 귀국한 이후 인적 개편 작업의 폭과 시기가 결정될 전망이다. 국면 전환을 위해 인적 쇄신의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사 작업이 속도를 내면 다음주 중 청와대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28 재·보선 이전에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조기 개각설’도 있지만 정운찬 총리의 거취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아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래서 청와대 개편→한나라당 전당대회(14일)→재·보선→7월말·8월초 개각 수순으로 여권의 체제 정비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적 개편이 본격화되자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각종 추측이 나돈다. 대표적인 게 친박(親朴)계 의원 입각설이다. 여권내 친이(親李)계와 친박계 갈등이 세종시 수정안 부결이라는 극단적 결과를 초래하자 이제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있긴 하지만 친박계 의원을 추가 입각시키고, 친박계는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은평 재보선 당선에 발을 벗고 뛴다면 극적인 화해도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친박계 입각 후보로는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진영 한나라당 의원이 거론된다.

여권 실세들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핵심실세로 자리를 굳힌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은 청와대 인사기획관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1지망인 인사기획관이 힘들 경우, 청와대 내 수석급 자리로 이동할 것이라는 설이 나온다. 여권 내부에서는 “박 차장이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면 힘쏠림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부정론과 “이 대통령에게 충성할 사람이 청와대 내에 필요하다”는 긍정론이 교차한다.

청와대 대통령실장 후보로 이름이 올라있는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 선회했다고 여권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선 임 장관 같은 실세가 통일부를 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임 장관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을 싱가포르에서 극비리에 만났던 남북 정상회담 물밑접촉이 아무런 성과 없이 언론에만 노출된 게 부담이다.

청와대 인사들의 거취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 특파원을 거친 이동관 홍보수석은 주일대사로 거론된다. 박형준 정무수석이 어느 자리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청와대 인적개편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장 승진설이 나오지만 다른 수석자리로 수평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두우 메시지기획관은 홍보수석 유력 후보다.

정치적 사건의 당사자들 이름도 나돈다. 세종시 수정 논란 역풍으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의외의 일격을 당한 정우택 전 충북지사는 대통령실장 기용 가능성이 있다.

천안함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유임설이 희미하게 나오지만 결국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전북지사로 출마했다 패배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역시 대통령실장 또는 국민권익위원장 후보에 이름이 올라 있다.

여성 몫으론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의 보건복지부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행이 거론된다. 실세 차관인 신재민 문화부 1차관은 청와대 입성 얘기가 있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은 장관 승진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