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2022 월드컵 한국에서…” 현지서 분주한 표밭갈이

입력 2010-07-01 21:12

‘이젠 우리가 월드컵을 개최하자.’



남아공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활동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한승주 2022 월드컵 유치위원장이 남아공 현지에서 월드컵 개최지 투표권을 가진 FIFA 집행위원 대부분(정 부회장 제외 총 23명)과 일대일로 만났다.

◇한국의 1차 최대 경쟁국은 미국=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는 오는 12월 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릴 FIFA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치러진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가 이날 모두 결정된다. 2018년 투표를 먼저 할지, 2018년과 2022년 투표를 동시에 할지 등 세부 투표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22년만 신청한 한국의 1차 최대 경쟁국은 미국이다. 2022년 월드컵 유치를 FIFA에 공식 신청한 나라는 한국, 일본, 호주, 카타르, 미국 등 5개 나라다. 이 가운데 미국만 2018년과 2022년을 동시 신청했고, 한국 등 나머지 4개국은 2022년만 신청했다.

4년 전 대회인 2018년을 신청한 나라는 영국, 러시아, 벨기에-네덜란드(공동 개최), 스페인-포르투갈(공동 개최), 미국이다. 그런데 2018년 월드컵은 유럽이 가져갈 가능성이 커 2018년 신청국 가운데 유일한 비유럽 국가인 미국은 2022년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유치위 관계자들도 미국의 유치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미국에 맞서는 논리를 FIFA 집행위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2차 경쟁국 일본, 호주와는 해볼 만=2018년이 유럽 월드컵으로 결정될 경우 그 다음 대회인 2022년을 미주(미국)와 아시아 가운데 어느 대륙이 가져가느냐가 FIFA 집행위원들의 1차 표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 양상을 볼 때 대륙 판단이 한국이냐 일본이냐 하는 국가 판단보다 선순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잠재성이 부각돼 FIFA 집행위원들 표심이 ‘2022년 월드컵은 아시아에서 치르는 게 낫다’로 모아진다면 그 때부터는 한국, 일본 등의 대결로 국면이 바뀐다. 이 경우 FIFA 집행위원들과 두루 친한 정 부회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도 FIFA 집행위원 1명(오구라 준지)을 보유하고 있으나 2002년부터 FIFA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준지 위원의 FIFA내 영향력이 1994년부터 FIFA에서 일하고 있는 정 부회장만 못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호주는 아예 FIFA 집행위원이 없다. 카타르는 축구와 맞지 않는 기후가 최대 걸림돌이다.

◇남아공에서 바쁜 정몽준=정 부회장은 지난달 FIFA 총회가 열린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소재 한국 음식점 아리랑에서 2022년 월드컵 개최지 투표권을 가진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FIFA 집행위원, 이사 하야투(카메룬) FIFA 집행위원 겸 아프리카축구연맹 회장과 일대일로 따로 만났다. 정 부회장과 한 위원장은 월드컵 기간이라 남아공에 집결한 다른 나라 FIFA 집행위원들과도 거의 대부분 일대일로 만나 한국 유치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오는 5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제프 블래터 회장 등 FIFA 집행위원 10여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월드컵 유치의 밤 행사를 갖는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