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해외 장기연수 뚫어라” 과천 공무원들 영어 열공 중
입력 2010-07-01 18:22
‘바늘구멍을 뚫어라.’
공무원 해외 장기연수(2년) 시험을 앞두고 중앙 부처 사무관들이 ‘열공(열심히 공부)’ 중이다. 11일 치러지는 영어시험에는 44개 중앙부처 4∼7급 공무원이 응시해 15명이 선발될 예정이다.
이미 각 부처별로 3명의 대표선수를 선발하도록 제한했지만 100여명이 지원해 6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처럼 부처 할당이 아닌 전체 중앙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공동경쟁 방식은 지난해 없어졌다가 올해 다시 부활됐다. 또 ‘짬밥’순이 아닌 영어 실력만 가지고 공정한(?) 경쟁이 벌어지기에 더욱 치열하다.
기획재정부는 지원자가 많아 각 국실별로 자체 시험을 통해 1명을 뽑도록 했고, 이 중 3명을 다시 가려내기 위해 외부 학원에 영어시험을 위탁했다.
시험을 앞둔 사무관들은 퇴근 후 영어학원을 가거나 부처 내 스터디 그룹을 꾸리는 등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일부는 상사의 재량 아래 연차휴가를 내기도 했다.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체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난달부터 정부과천청사 사무관들과 저녁 약속 잡기가 힘들어졌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돌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이 시험에만 합격하면 2년간 국내에서 근무할 때 받는 공무원 봉급은 그대로 수령하면서 해외 체재비를 추가로 받게 되며 이 기간 동안 학위도 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1일 “공무원 임금이 2년째 동결되고 업무량이 과거에 비해 많아지면서 해외 연수에 사활을 거는 젊은 사무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