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현금서비스 수수료 없앤다더니… 이자율은 높여 ‘눈가리고 아웅’

입력 2010-07-01 21:19

올해 하반기에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폐지하는 은행과 카드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취급수수료는 폐지되더라도 이에 따른 실제적인 혜택은 거의 없을 전망이어서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국민은행, 외환은행 등 전 업계 및 은행계 카드사들이 올 하반기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폐지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현대카드와 국민은행은 오는 9월부터 취급수수료를 폐지키로 했고,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사실상 폐지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하고 시기를 저울 중이다.

앞서 신한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 기업은행, 제일은행 등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취급수수료를 폐지했다. 실제 조달금리와 연체율을 고려할 때 현금서비스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현행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어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취급수수료와 이자율로 구성되는데 카드사들은 취급수수료를 폐지하거나 낮추는 대신 이자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환은행은 지난 2월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율을 0.55%에서 0.35%로 낮춘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는 취급수수료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 이 경우 0.35%인 취급수수료를 연이율로 환산한 2.84% 포인트 내려야 정상이다. 하지만 외환은행은 현재 9.99∼29.34%인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최저금리는 그대로 둔 채 최고금리만 0.5% 포인트 내릴 계획이다.

하나SK카드는 카드업계 최초로 지난 1월 현금서비스 금액의 0.4%인 취급수수료를 폐지했으나 전체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그대로 유지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