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반기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처를

입력 2010-07-01 17:45

경기가 회복세를 넘어 마치 확장세로 들어선 모양새다.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5% 늘어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2.8%로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수출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어제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6월 무역수지는 74억7200만 달러로 월간 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다. 상반기 수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35.0%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표경기는 분명 호황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확장세는 계속될까. 우선 내수 동향을 보면 기대난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시종 하락세다. 서비스업 및 소비지표도 주춤거리고 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1.2%, 소매판매 증가율은 증가폭이 올 2월 이후 계속 감소세다.

글로벌 경제환경도 좋지 않다. 어렵사리 회복세를 보여 온 세계경제는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긴축 모드로 돌아서고 있고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 침체) 우려마저 나온다. G20 캐나다 정상회의에서도 재정건전성을 우선시하겠다는 유럽 일본 중국의 주장이 경기부양을 강조하는 미국을 압도했다.

세계경제의 주축인 미국 유럽 중국의 경기둔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심리지수는 전달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미 상무부가 내놓은 5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마이너스였다.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경기선행지수 11개월째 악화 등도 걱정거리다.

하반기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 가능성에 대해 경제주체들의 치밀한 대응이 요청되는 상황이다. 이미 시장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만큼 가계의 부채관리가 절실하다. 기업들 역시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에 대비, 교역 위축에도 불구하고 경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올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6%대 후반으로 수정할 정도로 낙관하고 있는 모양이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대내외적인 불안 요인을 충분히 고려해 경기의 급격한 둔화를 경계하면서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각 부문의 구조조정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