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새

입력 2010-07-01 17:39

류근(1966∼ )

지혜로운 새는 세상에 와서

제 몸보다 무거운 집을 짓지 않는다

바람보다 먼 울음을 울지 않는다

지상의 무게를 향해 내려앉는

저녁 새 떼들 따라 숲이 저물 때

아주 저물지 못하는 마음 한 자리

병이 깊어서

집도 없이 몸도 없이

잠깐 스친 발자국 위에 바람 지난다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