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 없는 3無교육 역점”
입력 2010-06-30 21:20
민선 5기 취임식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 서소문청사 시장실에서 만난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화는) 이제 시작”이라는 말로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재선 후 여소야대 상황에 대한 우려를 많이 들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대화와 소통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특히 취임 후 첫 시험대가 될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대해 “정부의 대운하 사업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의회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김의구 사회2부장
민선 5기 시정에 대해서는 4기에서 진행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3무(無) 교육(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과 보육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큰 그림을 설명했다.
-민선시장으로서 첫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4년 전에 비해 비강남 지역 득표율이 고르게 올라갔다. 동북·서남권 등에 복지 투자를 집중하고 재산세 공동과세 제도 시행 등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을 편 데 대한 평가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시의회와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나.
“대화하고 인내하겠다. 4년 전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느라 여당 시의원들과도 많은 논의를 했다. 그동안 해오던 것보다 더 많이 만나 이야기 하려고 한다.”
-신임 교육감의 무상급식 공약에 대해서는.
“3무 학교 공약 등 교육 복지를 추진하려는데, 무상급식과 교육 복지, 과연 어느 것이 우선순위인지 교육감과 대화하겠다. 전반적인 교육 복지에 예산을 투입하는 게 중요한지 상위 70% 가정에 무상급식하는 게 더 급한지를 논의하겠다.
-필요하면 교육감 의견도 들어줄 의향이 있다는 의미인가.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대화하겠다.”
-지난 28일 서울 구청장들을 만났는데.
“구청장들이야말로 현실에 발을 딛고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큰 괴리가 생길 것 같지 않다. 취임하면 생활정치인으로서 행정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이야말로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민선 4기와 다른 5기의 핵심 시정 방향은.
“크게 보면 지지해 주신 분들이 계시고, 지지 안 하신 분들이 계신다. 지지해 주신 분들은 정책의 일관성, 연속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도시디자인 정책은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한 미래 행정의 요체다. 디자인 전문가들이 보는 관점에서 방법론적으로 틀렸다고 말하는 것들은 수용하겠다. 그런 관점에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있지만 포기해서는 안 되는 정책이다. 10년, 20년 뒤 도시를 탈바꿈시킬 수 있는 원칙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강르네상스도 녹지 및 수변 공간 늘리는 지천 조성이 핵심인데, 선거 때 토목이다 삽질이다 비판을 했지만, 실제로 늘어난 수변공간에 주말이면 수십만 명씩 모인다. 이런 사업을 꾸준히 해야 삶의 질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한강 르네상스는 시의원들이 집단성명도 발표하고 추진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한강 르네상스에 대한 비판은 대운하 사업에 대한 반대 논리로 시작해 정치공세적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서해뱃길 조성사업은 2006년부터 계획된 사업으로 대운하 사업(2008년) 구상 이전에 발표됐다. 또 대운하 사업이 물류를 목적으로 했다면 서해뱃길 조성사업은 관광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전 세계 도시 발전 추세를 보면 수변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경쟁력이 결정되고 있다. 경인 아라뱃길 사업과 잘 연계하면 고급 관광코스로 수많은 중국의 잠재 관광객을 끌어 모으게 될 것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정치적 이해를 넘어 지역 발전을 위해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토론을 한 뒤 진행하겠다.
-서울의 지하대도심 계획은.
“최근 스페인에 가서 보니 지하도로가 꽤 효용성이 있었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 사후에 고통을 겪고 있는 걸 봤다. 자금 계획 시 재원 배분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해 남북·동서 3측씩 6개 지하도로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는데 우선 동부간선도로를 2017년까지 지하화할 계획이다. 또 경기, 인천과 함께 ‘경인 익스프레스’ 계획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인선 지하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울에서 인천까지 3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지하화한 지상부에는 공원 등 시민 휴식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민소통위원회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
“앞으로 청년실업에 관해서는 청년들과, 택시업계의 불만에 대해서는 택시업계와, 영·유아 보육에 대해서는 주부들과 대화하는데 소통위원회는 어느 시점에 누구를 만나야 할지 전반적으로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자문기구다. 대화의 매개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에서 영아 보육대책을 구상 중이라고 들었다.
“기존에는 서울형 어린이집 등 시설 중심으로 보육지원 사업들이 많았는데, 집에 있는 양육아동에게도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웃엄마 육아서비스’를 통해 맞벌이 부부들의 양육 부담이 크게 덜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시작 단계에서는 12개월 미만 영아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점차 혜택 가정을 확대할 생각이다. 양육비 절감과 일자리 창출, 출산율을 높이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