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발표 연기, 쏟아지는 說說說
입력 2010-06-30 18:27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30일 갑자기 금융위원회 정례 브리핑에 나섰다. 매월 초 위원장이 브리핑을 해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은 지난 28일 급하게 위원장이 나서는 걸로 결정됐다.
진 위원장은 간략하게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설명한 뒤 질문을 받았다. 쏟아지는 질문의 초점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였다. 당초 상반기 내로 민영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상반기가 끝나는 날인데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는 언급조차 없기 때문이었다.
진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죄송하다”고 입을 뗀 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민영화를 왜 빠른 속도로 못해왔냐는 것은 10년이라는 지난 세월이 말해준다” 등 에둘러 말했다. 이어 “특정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달 중순 이후에 가능한 조속하게 마무리하겠다. (민영화 방안을 논의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위원 몇 분이 이달 중순까지 국내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영화 방안 발표가 늦어진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G20 회의에서 다루는 대형 금융회사 규제 논의 상황, 유럽 재정위기 등에 비춰 이 시기에 민영화가 적절한지 짚어보자는 제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관계부처 협의와 공자위 내부 회의가 다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놓고 시장에서는 정권 차원에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따른 메가뱅크(초대형은행) 탄생을 부담스러워한다고 해석했다. 금융위 안팎에서는 정권에서 여러 논란을 불러올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미루고 싶어 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강력한 인수후보인 KB금융지주가 그동안 인수 관련 준비를 못했기 때문에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형 금융회사의 병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점 등 거시적 변수가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56.97%) 가운데 절반만 팔아도 4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한데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지방선거 패배, KB금융지주 회장에 친정부 인사인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내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 위원장은 “어떤 형태로든지 우리금융지주의 리더십을 민간에 돌려줘야 한다. 민영화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시장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불투명해졌다고 본다. 매각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