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다시 ‘냉풍’… 중·미 경제지표 악화에 세계증시 출렁
입력 2010-06-30 18:27
예상보다 강한 민간부문의 활력 등으로 국내 경기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6%대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국외에서는 이미 노출된 재료인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미국,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쳐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G2(미국·중국)의 경기 악화가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47포인트(0.55%) 하락한 1698.29를 기록하며 11거래일 만에 1700선을 내줬고, 원·달러 환율은 5.2원 오른 1222.2원을 기록했다.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는 1% 이상 동반 추락했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는 2.65%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는 3% 이상 급락하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도 하락했다.
주범은 중국 경기지표와 미국 소비지표 악화였다. 전날 미 시장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4월 중국 경기선행지수 상승률을 전월 대비 1.7%에서 0.3%로 대폭 수정했다. 계산 착오였다는 해명에도 중국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졌다. 미국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62.7보다 크게 하락한 52.9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1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1100여개 은행에 1년간 빌려준 4420억 유로의 대출만기가 돌아오는데 그 중 34%(1500억 유로)를 회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국채 상환에 시달리는 그리스와 스페인에 은행 간 신용경색까지 겹치면서, 연초부터 제기됐던 ‘7월 위기설’이 진짜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키웠다.
세계 3대 경제축이 이처럼 흔들리자 글로벌 더블 딥(이중 침체)이 오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상승세가 꺾일 경우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더블 딥 가능성은 과잉반응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KTB투자증권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G2 등의 경제지표 하락은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경기가 정상화되는 국면으로 볼 수 있다”며 “세계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속도는 떨어지겠지만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