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대세 상승’… 기업·서민 이자부담 ‘비상’
입력 2010-06-30 18:21
은행권의 여·수신 금리가 일제히 오르는 등 시중금리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은행이 이르면 이달 중 기준금리를 올리고 정부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금리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어서 서민과 기업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번 주 들어 일제히 상승했다.
은행권의 CD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6개월만이다. 6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출시된 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시중금리가 오르자 국민은행은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등 각종 자금조달 비용에 연동한 대출금리를 모두 인상했다. 인상 폭은 최대 0.23% 포인트다. 신한은행도 각종 변동형 대출금리를 많게는 0.26% 포인트까지 올렸고, 우리은행은 고정금리를 0.11% 포인트 인상했다. 저축은행의 일반대출 금리는 평균 연 12.41%로 전달보다 0.06% 포인트 올랐다.
은행의 예금상품 금리도 최근 오름세를 타면서 대출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 ‘KB영화사랑적금’을 출시, 최고금리를 연 4.7%로 기존에 판매 중인 적금상품보다 0.3% 포인트 올렸다. 농협은 지난달 10일부터 연 환산 최고 6.41%의 금리를 주는 ‘채움월복리적금’을 출시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 23일 종전보다 0.3% 포인트 금리를 인상해 최고 연 5.7%의 금리를 주는 ‘직장인 정기적금’을 새로 출시했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 4월 말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44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리가 0.50% 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은 1조7000억원 증가한다. 가파른 금리 인상이 자칫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 회복을 저해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이자부담이 증가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액은 총 51조627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8조1398억원에 비해 11.2% 줄었다.
10억원 미만 소액 공모방식 자금조달액도 892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리 오름세가 본격화됐고, 상승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일송 김정현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