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안보리 동력’ 급속 약화… 美·中대립각 갈수록 악화

입력 2010-06-30 18:14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관련 조치가 점차 동력을 잃어가는 듯한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은 천안함 사건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게다가 양국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군사훈련으로 긴장도를 높이고 있어 안보리 논의의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보리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인데 진전이 되고 있지만,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 대응이 늦어질 경우 전반적인 외교적 동력이 떨어질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G8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일 등이 충분한 얘기를 했기 때문에, 반응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장 상황을 진전시킬 방안이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안보리 의장국이 이번 주에 바뀌는 데다, 여러 일정상 구체적인 조치가 조만간 나오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중의 천안함 대립은 좀 더 악화되는 분위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27일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이 선을 넘었다는 점을 후진타오 주석이 인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영문판(29일자)은 “중국 역할에 대해 무책임하고 경솔한 발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위 본부장은 안보리 대응수위를 G8 대북 비난 공동성명 수준에서 예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구성이 달라 꼭 그대로 되긴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안보리에는 중국이 포함돼 사실상 더 낮은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