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 생명수” 알고보니 ‘못마실 물’
입력 2010-06-30 18:22
검증되지 않은 학설을 근거로 ‘만병통치 생명수’ 제조제를 만들어 판매한 유명 의대 교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허가 없이 가짜 생명수 제조기기 등을 팔아 17억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사기 및 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의대 교수 김모(53)씨와 판매업체 K사 대표인 김씨의 아내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06년부터 “물에 담그면 프랑스에서 공수한 성수(聖水)와 경북 지역의 생수를 혼합한 성분을 가진 물이 만들어진다”며 1500원짜리 정수기 필터용 세라믹 볼 등을 5000여명에게 판매한 혐의다. 이들은 당뇨병용 우울증용 등 30여종의 생명수 제조제를 만들어 4만∼9만원씩에 팔아 원가 대비 60배까지 이득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혈액을 깨끗하게 해주고 만병의 근원인 활성산소를 없애고 면역기능을 강화시켜주는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김씨의 생명수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탁한 정도 등이 기준치를 넘어 마실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과학으로 검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당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