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짓기·봉사 벗어나 말씀 중심의 ‘한국식 선교’ 절실… 2010 세계선교전략회의 성남서 개최
입력 2010-06-30 20:54
‘말씀과 기도, 성령운동의 강점을 활용해 선교하자.’
한국교회의 세계 선교 리더십 역할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성경적, 역사적 관점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형 선교 모델이 제시됐다. 경기도 성남시 야탑동 할렐루야교회(김상복 목사)에서 30일 개막된 ‘2010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V)’는 한국적 선교 모델을 정립하고 제 2, 3세계 교회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선교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복음은 125년 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100% ‘미전도 지역’이었던 한국땅을 밟은 이후 발전해왔다. 1980년대를 지나면서 복음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맹렬히 퍼졌다. 첨병은 2만1000여명의 선교사들이었다. 이들은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영성으로 무장하고 서구 선교사들의 뒤를 잇고 있다. 세계 교회는 한국 선교 역량을 목도하고 이에 따른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정국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은 “전략회의는 한국 토양에서 실현되고 입증된 125년 역사적 사례를 다룬다”며 “네비우스정책, 지역분할전략, 새벽기도, 자발적 교회개척 등 짧은 역사 속에서 압축 성장한 사례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전략회의의 백미는 지난 13개월간 리서치 작업을 거친 연구 결과 발표였다. 보고는 한국적 선교 모델이 필요한 이유가 주로 강조됐다.
보고에 따르면 한국형 선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은 서구의 선교처럼 학교나 병원 짓기, 사회봉사 프로그램, 기술 전수 등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복음 자체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선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성경적 관점의 회복, 우리를 성찰하게 하는 것, 이론과 실천의 통합, 종합화 지향 등이 제시됐다.
정보애(미전도종족선교연대) 선교사는 ‘한국형 선교’를 “한국인의 교회가 한국이라는 역사와 문화 상황에서 태동, 발전해오면서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교회가 성장하며 선교해온 것”으로 정의하고 “한국교회의 특성인 말씀중심, 기도중심, 교회중심, 성령운동의 강점을 활용해 선교운동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적 모델로 대두돼온 사례도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명성교회의 ‘새벽기도’, 사랑의교회의 ‘제자훈련과 CAL 세미나’,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령운동과 성장’, 온누리교회의 ‘두란노 아버지학교’, 전주안디옥교회의 ‘선교 성장’ 등이 제시됐다. 또 사회 변혁 모델로 가나안농군학교, 성시화운동, 이랜드 사례 등도 꼽혔다.
한국 선교사에 대한 서구 선교사들의 평가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었다. 서양 선교사들은 한국인의 기도와 열정을 크게 인정했다. 반면 단일 문화에서 비롯된 타문화 적응의 어려움, 교파성과 파벌주의 등은 공통된 지적사항이었다.
1994년 이후 4년마다 열리고 있는 NCOWE는 한국교회 선교를 회고하고 글로벌 환경에 따른 선교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로 선교계에서는 일종의 ‘월드컵’ 대회라 할 수 있다. 3일까지 분야별 전략회의와 주제 발표 등이 이어진다.
국내 교단선교부와 선교단체 대표, 신학자와 해외선교사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