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탈피 지역과 어울려야 진정한 교회건축 이뤄진다”
입력 2010-06-30 18:42
교회를 아름답게 지어야 하는 이유? 하나님의 영광, 성도들의 만족, 편의 등 기존의 이유에 더해 ‘지역사회를 위해서’라는 이유가 대두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문화법인이 29일 오후 서울 신당동 약수교회에서 개최한 ‘문화목회 2.0 연속 콘퍼런스’는 ‘교회건축 지역사회와 만나다’라는 주제 아래 교회 건축이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탐구했다.
발제를 맡은 건축가 승효상(동숭교회 장로) 이로재 대표는 먼저 ‘뾰족탑에 네온 십자가, 붉은 벽돌, 굳은 철문과 높은 담장’으로 대표되는 교회 건축은 ‘이웃에 닫혀 있는 모습’이라고 정의하며 “이런 건축은 교회일지는 몰라도 ‘교회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승 대표는 “봉건시대에 종교 권력자 중심으로 세운 건축 양식을 답습하는 교회는 시대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주님께서 주신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깨닫게 하고, 이웃에 열려 있어야 좋은 건축이며 진실된 ‘교회적 건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역사회와 효과적으로 어우러져 있는 교회 건축 사례들이 발표됐다. 호젓한 한강변이면서 독특한 건축물이 많은 미사리 음악카페촌 인근인 특성을 고려해 중세 수도원 풍으로 건물을 지은 하남영락교회 한규영 목사는 “교회가 미학적으로 이웃들에게 감동을 주면 교회 건축에 반대하지 않을 뿐더러 지역사회의 호감을 얻기도 쉽다”고 경험을 밝혔다.
이밖에 교회 내부 대부분을 체육 공간으로 꾸민 천안하늘샘교회(이성수 목사), 바로 옆에 붙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해 교회 공간을 배움터, 놀이터로 할애한 하늘교회(정용인 목사), 본보 2010 건축대상 후보였던 남양주 광릉내교회(김상용 목사) 등이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또 교회는 아니지만 지역주민들 사이의 소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공간인 서울 성산동 성미산마을극장의 유창복 대표에게서 요즘 주민들이 원하는 소통 방식을 들어보는 시간도 있었다. 유 대표는 “성미산 주민들은 육아, 교육, 먹을거리, 생태, 환경, 취약계층 돌봄 등으로 관심사를 확대해 나가다 더 이상 회의와 뒤풀이, 끼리끼리 수다 정도로는 채워지지 않는 소통의 갈증을 느끼게 됐다”면서 “이를 풀기 위해 만든 마을극장에서 주민들은 직접 연출과 연기에 참여하는 등 ‘함께 놀기’에 흠뻑 빠져 있다”고 전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