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노민기] 녹색의 안전한 세상을 기원한다
입력 2010-06-30 18:00
월드컵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6월이 갔다. 까만 밤을 몰아낸 붉은악마의 함성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대한민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붉은색의 감동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색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가정에서, 거리에서, 일터에서 온갖 다양한 색으로 표현된 이미지와 만나고 있다. 컬러 마케팅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색은 이미 우리 삶의 일부가 됐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기업 이미지와 제품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색을 사용하고, 정치권에서는 유권자의 표심을 모으는 데 컬러를 이용한다. 색의 힘은 우리를 흥분시키기도, 가라앉히기도, 즐거움을 주기도,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 우리 삶 속에 폭넓은 영향을 준 색을 꼽으라면 아마도 붉은색과 녹색은 빠지지 않을 듯싶다.
붉은색은 월드컵의 열풍과 함께 대한민국을 정열적으로 표현하는 색으로 자리 잡았다. 녹색은 생명과 건강,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주목받는 컬러가 됐다. 전통적으로 녹색의 속성은 안전이다. 구급, 구호의 색으로 녹색의 이미지는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진행을 뜻하는 교통신호에서부터 비상구를 나타내는 표시, 산업현장의 안전마크에 이르기까지 일상 속에서 녹색은 안전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제 7월이다. 6월을 대표하는 컬러가 붉은색이었다면, 7월은 단연 녹색이다. 7월은 산업안전보건의 달이다. 7월 첫째 주 월요일은 정부에서 정한 산업안전보건의 날이고, 첫 주는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이다. 자칫 안전에 소홀하고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7월에 맞춰 안전을 생각하자는 배려가 서려 있다.
올해로 43회째를 맞이하는 강조주간 행사가 5일부터 1주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축제와 정보교류의 장으로 열린다. 산업재해 예방에 공이 큰 유공자를 포상하는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을 시작으로 첨단 안전보건 장비와 제품을 선보이는 국제안전기기 전시회, 최신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는 26개 주제의 세미나와 9개의 우수사례 발표대회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일반 국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UCC 쇼와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안전동요제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되고, 이 기간 중 KBS 1대 100 프로그램이 강조주간 특집으로 방송된다. 또 서울광장에서는 청소년이 참여하는 안전문화 페스티벌이 열린다.
우리 공단에서는 이번 강조주간에 즈음하여 ‘조심조심 코리아’를 대표 슬로건으로 범국민적 안전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이 만큼 성장시킨 ‘빨리빨리’ 문화를 이제는 안전 분야에서 만큼은 ‘조심조심’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안전은 나와 우리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며, 건강한 사회를 지탱하는 튼튼한 뿌리다. 또 안전은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실천해야 할 사회적 과제다. 우리사회에 안전문화 정착이 간절한 요즘, 안전을 상징하는 녹색의 이미지가 우리 사회 구석구석 퍼져 나가길 바란다. 그 새로운 출발이 7월 강조주간 행사로부터 비롯되길 꿈꾼다.
노민기(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