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세종시 수정안 부결이후… 정운찬 총리 운명은
입력 2010-06-30 18:25
“모든 책임 내게”… 거취는 ‘아직’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부결로 정치적 기로에 선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세종시 수정안을 설계했던 책임자로서 수정안을 관철시키지 못한 데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제 결론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되며 모든 논란과 갈등도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역사와 미래의 후손들은 어제(29일)의 국회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지 걱정”이라며 “정략적 이해관계가 국익에 우선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국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정 총리는 그러나 자신의 거취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치적 책임은 지되, 당장 총리직을 사퇴할 의사는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여론을 지켜보며 진퇴 여부를 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 만큼 사의 표명으로 인한 국정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반영됐다고 한다.
정 총리 거취는 이 대통령이 3일 귀국한 이후 이뤄질 회동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가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로선 교체설과 유임설이 혼재돼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이다.
정 총리 거취 문제는 7월말, 8월초로 예상되는 개각 폭을 규정하는 핵심 변수다. 여권 내부에서는 세종시 부결 사태로 인해 인적 개편의 폭이 커지고 단행 시기도 당겨질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작업은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국정기획, 정무, 홍보, 민정수석 중 일부가 교체되거나 청와대 내 다른 자리, 정부부처 장관급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장에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와 백용호 국세청장,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 등의 이름이 올라 있고 박형준 정무수석의 승진 기용설도 있다.
개각 작업은 상대적으로 더딘 상태다. 만약 총리가 교체된다면 호남 출신인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이석채 KT 회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한나라당 의원 중에는 3선 원희룡, 장광근 의원의 입각설이 나오고 있다. 여성 몫으로 재선인 나경원, 진수희 의원의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장관 기용설도 있다.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입각 전망도 제기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