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정서치유 사역 펼치는 곽은진 소장이 말하는 회복

입력 2010-06-30 09:44


마음을 알아주는 따뜻한 소통이 ‘인간에 대한 이해도’ 높인다

“십일조, 금식, 새벽기도, 주일학교 봉사 등을 빠짐없이 하는데도 기쁨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한다’는 음성을 들었는데도 ‘왜 나를 사랑하시죠’라고 기도할 정도였습니다.” 한국기독교심리상담센터 ‘쉼’의 곽은진(43·여) 소장은 대학시절 신앙생활은 열심히 했지만 정서가 말라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 하나님이 아무리 은혜를 부어주셔도 기쁘지 않았다. 물론 감사는 했지만.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 영어강사로 살아갔다. 그러나 20대 후반 뜨거운 영적 체험을 했다. 그때 그는 “하나님 앞으로 저 같은 사람을 위해 일하겠습니다”라고 서원했다.

곽 소장은 하나님의 인도로 다시 믿음생활을 시작했다. 치유상담학 공부 후 기독교 상담가로 15년간 헌신했다. 부모교육, 싱글 사역, 알코올 사역, 장애, 저소득층 관련 사역 등을 해왔다. 그러나 한계가 보였다. 아무리 상담을 통해 치유를 받았어도, 풍부한 성경적 지식을 갖고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사람일지라도 한계에 부닥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도대체 믿음을 가져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그 이유가 정서적 피폐화 때문임을 깨달았습니다. 피폐화의 바닥에는 정서적 무감각이 있었어요. 이때부터 정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곽 소장은 4년 전 독자적인 정서치유법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로 정서치유 사역을 펼치고 있는 곽 소장은 이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분 형상과 같은 지·정·의를 주셨는데 그 중에 하나님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게 만들어준 부분이 정서입니다. 지금까지는 너무 많이 왜곡되고, 훈련되어지지 않았으며 무시된 영역이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정서 치유는 하나님과의 관계성 회복이다.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 친밀감이 정서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정서가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아오면서 정서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는 빌립보서 4장7절의 말씀처럼 정서는 모든 것에 우선합니다.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알아차릴 때 상황을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게 되지요.”

자신의 정서,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되면 분별력이 생긴다. 이를 계속 훈련하면 정서를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비로소 정서에 통제받지 않고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영성이 회복된다. 곽 소장은 이것이야말로 정서치유의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은 부모가 정서를 터치해주면 놀랍게 변화하고 안정감을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온전하고 건강한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으면 실력과 집중력은 자연히 따라온다고 덧붙였다.

“내 아이를 성공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따뜻한 정서를 주입시켜야 합니다. 외적인 실력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 마음을 읽어주는 소통, 공감이야말로 중요한 성공요인이 됩니다.”

곽 소장의 비전은 모든 분야에서 영성 있는 정서치유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는 정서치유법을 보다 폭넓게 전파하기 위해 세미나를 준비 중이다. 첫 번째 정서치유 세미나가 미혼기독여성을 대상으로 오는 16∼18일 경기 가평의 영성센터 필그림하우스(02-733-9987)에서 열린다.

“이 땅의 상처받은 크리스천들이 정서의 회복을 통해 하나님 안에서 풍성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며 살기 바랍니다.”

곽 소장은 정서치유를 통해 사람들을 회복시키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존재이유라고 말한다. 상담센터 ‘쉼’이 진정한 안식을 이 땅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