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후계체제 가속도… 9월 당 대표자회서 정치국 정위원 기용 전망

입력 2010-06-29 22:14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사진)이 지난해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된 것으로 보아 김정은 후계체제에 가속도가 붙는 듯한 모습이다.

김정은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된 것은 후계 과정을 압축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29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출은 김정은이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에 암시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을 조기 공식화할 경우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면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정도가 적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오는 9월에는 당 대표자회를 통해 노동당에서도 중요한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당 정치국에서 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명시한 만큼 중앙위원회 정치국과 비서국, 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공석을 채우는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김정은 후계 체제에 유리한 진용이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김정은이 바로 당 정치국의 상무위원에 기용될 수도 있지만, 상무위원 아래 정위원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당 대표자회에 이어 조만간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1993년 말 6기 12차 회의가 열린 이후 아직까지 열렸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전문가는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함께 국방위원회에서도 일정한 직책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며, 당에서도 중요한 직책을 확보할 것”이라며 “사실상 당과 국방위, 최고인민회의에서 후계 작업이 차근차근 이뤄지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 후계 작업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라는 변수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을 선포한 2012년쯤 7차 당 대회를 열어 후계작업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