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장 ‘호화 재취임식’ 비난 봇물

입력 2010-06-29 21:07

재선에 성공한 단체장들이 봉사활동 등으로 취임행사를 대신하는 반면 경북 문경시는 ‘화려한 취임식’을 준비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문경시는 다음달 1일 오전 10시 시청 앞뜰에서 각급 단체장과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현국 시장의 재취임 행사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취임식은 취임사와 축사 등 일반적인 의식에 이어 꽃다발 증정과 축하공연, 번영과 화합을 기원하는 뜻에서 풍선 2010개를 띄우는 이벤트 등으로 이어진다.

문경시는 재경향우회와 기관·단체에 이미 초청장을 발송했으며 취임 기본행사비만 700여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금융기관의 협조를 받아 시내 일원에 시장 취임을 축하하는 대형 풍선과 홍보탑을 설치했다.

문경시는 검소한 취임식이라고 해명했지만 경북도내 다른 재선 단체장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재선지역인 구미시와 김천시는 아예 취임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다음달 1일 취임행사 대신 구미역에서 환경미화원과 함께 청소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충혼탑을 참배하기로 했다. 또 구미4공단 투자기업과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중소기업을 방문해 근로자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농촌지역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벌인다. 구미시 김구연 총무담당은 “시장이 시민과 함께 소통하겠다는 취지에서 취임식을 없앴으며 축하 화분도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천시도 민선 5대 시장 취임식을 열지 않는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서민경제가 어렵고 농번기인 점을 고려해 취임식을 없애도록 지시했다. 박 시장은 취임 당일 아침 충혼탑을 참배하고 오전 10시 직원들이 참석하는 정례조회에서 주요 시정 방향을 담은 취임사를 발표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할 예정이다. 조회가 끝나면 지역 내 영유아 보육시설을 방문하고 주요 기업체에 들러 애로사항을 챙기는 등 민생현장 방문으로 취임 첫날을 보낼 계획이다. 김천시는 취소된 취임행사의 예산을 하반기 일자리 창출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문경시민 안세종(48)씨는 “재선에 성공해 두 번째로 취임식을 가지는 만큼 외적으로 요란한 취임식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의미 있는 취임식을 준비한다면 시민들에게 그만큼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단체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