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여귀옥 권사! 그 삶 영상으로
입력 2010-06-29 17:51
[미션라이프]평생 동안 ‘절제와 나눔’을 실천한 고 여귀옥 권사(1923-2006)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사랑은 오래 참고’(Love Endures Forever)가 최근 제작돼 29일 시사회를 가졌다. 여 권사의 세 딸이 남성의 시각으로 기록된 기업의 역사를 새롭게 알리고, 절제와 나눔의 삶을 실천한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가난한 가정으로 시집 간 한 여성이 하나님 말씀에 의지해 아브라함의 복을 받는 과정을 세밀하고 흥미롭게 보여준다. 다큐멘터리의 진가는 아브라함의 복을 받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웃사랑을 실천하여 나눔을 실천한 데서 더욱 빛난다.
여권사는 대성그룹 창업주 고 김수근 회장의 부인으로 남편의 사업이 재계서열 10위권 안에 드는 대성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했다. 또 신앙으로 양육한 3남 3녀의 자녀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기여하며 살고 있다.
그녀는 생전에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약탕간을 머리에 두고 죽는 것 보다 주님을 위해 순교하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 해왔다. 이런 신념으로 살아 온 여권사는 생활비의 80%를 떼어 매년 50명의 장학생을 키워냈고 수많은 선교사와 목회자를 후원했다.
또 매년 ‘금주금연 캠페인’을 벌이며 청소년들에게 술 담배 마약의 해독을 가르쳤고 교도소 전도, 유아원 사역, 장학사업을 해왔다.
김영주(코리아닷컴 부회장), 정주(연세대 신학과 교수), 성주(MCM그룹 회장) 세 딸은 여 권사를 ‘절제와 나눔의 어머니’로 기억한다.
매년 수입의 30%를 사회에 기부하는 김성주 회장은 어머니는 사랑과 절제의 정신을 삶을 통해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7남매 중 막내였던 전 대학에 갈 때까지 언니들이 입던 옷을 물려 입었어요. 큰 신발을 사주셔서 맞을 때가 되면 다 떨어져 신을 수 없게 될 정도였지요. 살림을 위해 쓸 돈을 아껴서 가난한 이웃을 살피셨던 어머니의 정신은 저희들의 가슴 속에 숨쉬고 있습니다.”
김영주 회장은 “어머니는 사업가의 아내이지만 얼굴에 분을 한번 바르지 않고 속옷도 기워 입으며 근검절약하는 절제 운동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김정주 교수는 어머니는 나누는 삶이 얼마나 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몸소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서울역 앞에 대한기독교절제회 건물을 세워 무작정 상경하는 시골 처녀들이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을 막고, 알코올로 망가진 가정의 자녀들을 보살피는 일에 평생을 헌신하셨습니다.”
한편 ‘사랑은 오래 참고’는 순교자 주기철, 손양원, 이기풍, 문준경 등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권순도 감독이 맡았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