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영] ‘친환경’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뜬다
입력 2010-06-29 17:30
‘No green, No future(녹색경영 없으면, 미래도 없다).’
기업들의 생존 방식이 ‘그린 모드’로 바뀌고 있다. 세계 주요국들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면서 자원의 개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에너지 부국의 조건이 석유와 석탄 등 유형 자원의 보유량이었다면 이제는 온실가스 감축 및 저탄소 기술 개발 등 무형 자원의 활용이 국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선진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그린 경영’을 주도하면서 다양한 성공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전기 생산량의 15% 정도를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약 52조원에 달한다. 녹색성장위원회에 따르면 이 같은 그린 에너지 시장은 탄소배출권거래와 친환경 소재 관련 사업 성장과 더불어 2020년쯤 세계적으로 3000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년 전 영국의 미용품 제조업체인 러쉬(Lush)는 제품 1개당 중량이 55g인 고체 샴푸바를 개발했다. 기존 100g짜리 액체 샴푸 3병의 효과를 내는 이 제품은 부피를 줄임으로써 운송 비용을 15분의 1로 절감했다. ‘포장은 쓰레기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수년간 친환경 제품 개발에 공들인 덕분이었다.
미국의 주방·욕실 제품 제조업체인 콜러(Kohler)사는 물 사용량을 25% 이상 절약할 수 있는 변기와 수도꼭지 등을 개발했다. 동시에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물절약 켐페인을 병행하면서 소비자에게 친환경 회사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대표적인 운동화 제조업체인 나이키는 폐운동화를 활용, 운동장 바닥재와 기능성 스포츠웨어를 제조하는 재활용 사업으로 그린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사업 구상부터 마케팅, 연구개발(R&D) 및 투자 등에 이르기까지 ‘그린경영’ 시스템으로 빠르게 변신 중이다. LG와 포스코, 두산 등 주요 그룹들은 그린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계열사별 ‘녹색경영’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정유·화학업계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을 비롯해 연료전지, 탄소 소재 등 신에너지 및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사들 역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이른바 ‘제로에너지 주택’ 개발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기업의 그린 경영에 보조를 맞추는 중이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23일 중소기업들의 친환경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그린 비즈 선정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친환경 경영활동 기업에 대해 등급을 매기고 선별 지원해주는 제도다. 경기도 역시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녹색기업을 대상으로 한 종합지원사업인 ‘그린 올(Green-All)’을 통해 기업의 녹색인증 제품 홍보 및 판로개척, 자금 및 투자지원 등 사업의 전 과정을 협력·지원키로 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