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작년 선거서 당선…후계체제 조기 안정포석
입력 2010-06-29 04:03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이 지난해 3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우리의 국회의원 격) 선거에서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의 한 대북소식통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평양의 제216호 선거구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당선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선거 다음날 김 위원장의 생일(2월 16일)과 숫자가 일치하는 제216호 선거구에서 당선된 대의원을 ‘김정’으로 호명했다.
이 소식통은 “선거 두 달 후에 (김정은의) 당선 사실을 북한 인사로부터 확인했다”면서 “북한이 일부러 숨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직책은 아직까지 공식 확인된 적이 없다.
북한이 김정은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발탁한 것은 국가 업무에 대한 경험을 쌓게 해 후계체제를 조기에 안정화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대내외적으로 후계자로 공인된 뒤인 1982년 제7기 대의원에 처음 당선됐었다.
이 소식통은 또 “2009년 여름부터 북한 소학교(초등학교)에서는 ‘척척척’이란 노래(김정은의 찬양가요인 ‘발걸음’)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계 구축과 관련해 “2008년 말 북한 내부에서 일종의 정치적 타협(Deal)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북한 군부의 강경파는) 후계자(김정은)를 받고 (김 위원장은 강경파가 원하는 대로) 정치적 상황을 경색시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 사후 북한의 지도체제와 관련, “집단군부체제로 가되 (군부가) 김정은을 상징적 인물로 내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 지도부는 루마니아의 독재자였던 니콜라이 차우셰스쿠와 그의 부인(엘레나)이 총살당한 것과 같은 운명을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아울러 총살설이 나돈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에 대해 “화폐개혁은 보다 윗선에서 결정됐지만 다른 한 명과 함께 (화폐 개혁 실패) 희생양으로 총살당한 것이 틀림없다”며 “북한 정권 내부에서 일하는 것은 목숨을 내놓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