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아프리카 평화 시험대” 부룬디 첫 大選 세계가 지켜본다
입력 2010-06-28 22:03
동아프리카의 소국 부룬디의 대통령선거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유는 무얼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8개월에 걸쳐 동부아프리카공동체(EAC) 소속 4개국에서 열리는 대선의 첫 시작을 부룬디가 28일(현지시간) 열었다고 보도했다.
부룬디에 이어 8월 르완다, 10월 탄자니아에서 대선이 실시된다. 우간다는 내년 2월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른다. EAC는 아프리카대륙 동부에 위치한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등 3국이 중심이 돼 결성된 지역협력기구다. 여기에 르완다, 부룬디, 에티오피아 등이 동참했다.
현재 EAC 소속 국가를 비롯한 외부 세계에서는 부룬디의 평화적 선거 개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부룬디의 정치적 안정이 동아프리카지역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 모델 역할을 할 거란 기대감에서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도 부룬디 선거를 위해 아프리카연합(AU)은 물론 유럽연합(EU)에서 선거모니터 요원을 보냈다고 전했다.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군사적 사고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개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인권단체인 글로벌라이츠의 루이 마리는 “만약 부룬디에서 폭력사건 등이 발생할 경우 콩고와 탄자니아, 르완다는 이에 따른 비용을 지불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프리카는 자유선거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군사독재정권을 종식하고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면서 오히려 사회·경제적으로 후퇴한 사례가 많았다. 국제사회엔 ‘아프로 페시미즘(Afro-pessimism·아프리카 비관주의)’이 널리 퍼졌다.
부룬디의 상황도 다를 바 없었다. 부룬디는 1993년 6월 최초로 복수정당제에 의한 대통령 선거를 통해 지배층을 형성해온 투치족을 누르고 다수파 후투족이 역사상 처음 정권을 잡았다. 은다다예 대통령이 집권했지만 그해 10월 투치족 장교들에 의해 쿠데타가 발생했다. 인구의 약 85%를 차지하는 후투족, 군(軍)과 정부권력을 장악한 투치족 간 내전이 발생해 20만∼30만명이 숨졌다.
후투족과 투치족이 참여하는 과도정부를 2001년 구성하면서 혼란은 끝이 나는 듯했다. 2005년 8월엔 민주수호국가평의회-민주수호군(CNDD-FDD)의 의장을 맡은 피에르 은쿠룬지자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또다시 단독 후보로 나섰다. 하지만 부룬디 내부 사정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부룬디 리더십교육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인 파비엔은 “부룬디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12일 시내 도심에서는 4차례 폭탄테러가 발생, 아이를 포함해 7명이 다쳤다. CNDD-FDD 사무실에서는 화재가 났고, 정부는 정치집회를 전면 금지시켰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