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안함 北 개입 인정해야” 오바마, 후진타오에 직설적 발언
입력 2010-06-28 22:07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논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이웃이자 동맹인 북한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자제력을 발휘하는 것과 계속되는 문제에 의도적으로 눈감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연루됐다는 다국적 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인정해야 하며, 천안함 사태는 북한이 선을 넘은 사례라고 강조했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은 천안함 조사에 참여했고,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결론지었다”면서 “이는 한국의 조사 결과 및 옵서버 참여자들의 평가와 일치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이 각종 국제적인 난제를 다루는 데 있어 중국 도움이 절실한 입장에서 이처럼 강하게 공개적으로 중국을 압박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우리의 주된 관심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도발행위에 연루됐다는 점을 유엔 안보리가 ‘명백히 인정’하는 데 있다”고 언급한 것은 안보리 이사국 전체에 대해 미국이 자신들의 의중을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도 적극적이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G8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북한 비난 성명 채택을 자신이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G8 정상들은 앞서 27일 캐나다에서 ‘한국 해군 장병 46명이 희생된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개탄하며 북한이 이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민·군 합조단 조사결과의 맥락에서 이를 야기한 공격을 비난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사실상 북한을 비난하는 이 성명 내용은 안보리 의장성명이나 결의안 초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 당국자는 “G8 공동성명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동의한 내용”이라며 “향후 천안함 사태에 대한 안보리 조치의 초안으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