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토론토 정상회의] 부양보다 긴축… 은행세 합의 사실상 무산 각국 알아서 추진

입력 2010-06-28 18:23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재정적자를 2013년까지 절반으로 감축키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 정상선언문을 채택하고 28일(한국시간) 막을 내렸다. 경기 부양보다는 긴축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구체적 합의보다는 원칙만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재정적자 감축 일정만 합의=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각국 정부가 부채비율 감축일정을 합의했다는 것이다.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을 2016년까지 줄이거나 안정화시킬 수 있게끔 재정계획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경기 부양 쪽에 무게를 둔 미국 측 입장을 고려해 “적자 감축 노력이 경기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문구도 정상선언문에 포함시켰다.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였던 은행세에 대해선 “금융 부문은 금융시스템이나 펀드 해법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의 개입으로 초래되는 부담에 대해 타당하고 실질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며 원칙적인 지지 입장을 담았다. 그러나 “각국은 은행 부과금 도입을 포함해 개별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며 국가별 사정에 따른 ‘다양한 정책 옵션’의 여지를 남겨 사실상 합의에 실패했다.

또 G20 정상들은 “무역흑자 국가들은 외부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성장수요에 보다 초점을 맞추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흥 무역흑자국들은 환율 유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각국의 환경에 부합하는 개혁 추진을 언급했다. 사실상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겨냥한 부분으로 해석된다.

특히 G20 정상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했던 ‘스탠드스틸’(Standstill·새로운 무역장벽 도입금지 원칙) 이행 원칙을 재확인하고, 2013년 말까지 새로운 투자·무역거래 장벽 설치를 일절 금지키로 했다.

◇중국·유럽 ‘승’-미국 ‘패’=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미국 상·하원이 합의한 금융개혁 단일안을 이번 회의에 들고 나왔으나 이슈화에 실패했다. 여기에 재정 감축보다는 경기 부양 쪽에 무게를 두자고 역설한 것도 유럽 국가들에게 밀렸다. 그리스발(發) 위기에서 알 수 있듯 경기 회복보다는 재정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맞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동선언문에 환율 유연성 증대에 대한 원칙만 제시된 채 위안화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포함되는 걸 저지해 사실상 승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